'길리어드·리제네론' EMA 허가까지 1~2달 걸려
"렉키로나 매출 작년 셀트리온 매출 넘어설 것" 

셀트리온이 개발한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 (사진=셀트리온 제공)
셀트리온이 개발한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 (사진=셀트리온 제공)

[증권경제신문=이해선 기자] 셀트리온의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가 빠르면 이달 말, 늦어도 내달이면 유럽 조건부허가를 획득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앞서 유럽에서 조건부허가를 통해 시판된 길리어드와 리제네론의 코로나19 치료제가 롤링리뷰 개시부터 허가까지 길어도 두 달이 채 걸리지 않았다는 점을 미뤄볼 때 렉키로나 역시 빠른 허가절차를 밟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유럽의약품청(EMA)이 렉키로나의 롤링리뷰(Rolling Review, 순차심사)를 개시한데 이어, 최근 품목 허가 전 조기 사용 결정을 위한 검토 절차에도 착수하며 렉키로나의 유럽 출시가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셀트리온은 작년 11월 25일 렉키로나 임상 2상 환자 327명 모두에게 투약을 완료하고 12월 29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품목허가 신청서를 제출, 지난달 5일 국내 품목허가를 획득한 바 있다.

렉키로나의 임상 2상 결과는 1월 13일 열린 ‘2021 하이원 신약개발 심포지아’에서 엄중식 가천대학교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의 발표로 처음 공개됐다. EMA의 롤링리뷰 자료 역시 이날 공개된 임상 2상 결과를 기반으로 제출됐다. 

EMA의 롤링리뷰란 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에서 팬데믹 등 위기상황 시 유망한 치료제나 백신의 평가를 가속화하기 위해 활용하는 제도다. 최종 허가 신청 전 실시간으로 의약품의 유효성 및 안전성, 품질 등에 대한 데이터와 문서 등을 회사로부터 제출 받고 이를 신속히 우선 검토하는 방식이다.

롤링리뷰 검토 후 렉키로나가 코로나19 치료에 있어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된다면 국내와 마찬가지로 임상 3상이 완료되기 전 유럽 시판이 가능해 진다.

현재 유럽에서 롤링리뷰를 통해 조건부허가를 획득한 코로나19 치료제는 길리어드의 ‘렘데시비르’와 리제네론의 항체치료제 ‘REGN-COV2’가 있다. 일라이릴리의 항체치료제 ‘LY-CoV555’의 경우 지난달 4일 롤링리뷰를 개시한 상태다.

위 치료제들이 EMA 롤링리뷰 개시 후 조건부허가를 획득하는데 걸린 시간은 짧게는 한 달 이내, 길어도 두 달을 넘기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길리어드의 경우 작년 4월 30일 롤링리뷰를 개시, 약 두 달 후인 6월 25일 허가를 받았으며 리제네론은 지난 2월 1일 개시해 같은 달 26일 조건부허가를 획득했다.

이처럼 신속하게 허가가 이뤄지는 것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EMA가 치료제가 없는 펜데믹 상황에서 심각한 부작용이 없다는 전제하에 효능이 다소 미흡하더라도 치료의 옵션을 늘리는 것을 더 중요하게 보고 있는 것이라 분석했다.

실제 지난달 이탈리아의약품청(AIFA)은 리제네론과 일라이릴리의 항체치료제를 긴급 승인하며 “데이터가 불충분하고 효능의 정도가 불확실하지만, 중증으로 발전할 위험이 있는 비입원 경증 환자에 치료상의 선택권을 주는 게 적절할 것으로 본다”고 승인 이유를 설명했다.

이 같은 유럽의 상황을 미뤄봤을 때 렉키로나의 긴급허가 여부는 긍정적인 방향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또 앞선 사례를 봤을 때 빠르면 이달 말, 늦어도 내달에는 EMA 조건부허가를 획득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해외 승인 시기에 대해 회사에서 예측할 수는 없으나 허가 가능성에 대해서는 자신하고 있다”며 “실제 렉키로나의 효능이 해외에서도 속속 검증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유럽 뿐 아니라 미국 진출을 위한 사전협의도 진행 중”이라며 “상반기 중 해외시판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올해 렉키로나의 매출은 작년 셀트리온 연결기준 매출액 1조8000억원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렉키로나 매출은 1.5조~3조원으로 기존 셀트리온의 연간 매출액에 맞먹는 규모로 추정될 수 있다”며 “이익 또한 자체 개발해서 생산한 신약이라는 점에서 50%의 영업이익률을 그대로 적용한다면 1조원 가까운 이익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독감백신이 존재한다고 치료제인 타미플루가 안 팔리는 게 아닌 만큼 백신이 개발된다 하더라도 치료제는 필요하다”며 “이를 감안해 렉키로나주에 대해 10.6조원의 가치를 부여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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