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최 회장에 대한 엄정 수사 처벌 촉구"…미공개중요정보 이용 주식 취득 의혹도

[증권경제신문=노지훈 기자] 오는 12일 주총을 통해 포스코 최정우 회장의 연임 여부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노조와 시민단체들의 고발건이 줄을 잇는 등 연임에 빨간불이 켜졌다.

9일 참여연대와 금속노조 등 경제금융센터는 포스코(005490) 최정우 회장 등 포스코 임원 64명을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74조 제1항(미공개중요정보 이용행위 금지) 등을 위반한 혐의로 검찰에 고발키로 했다.

이들은 “최정우 회장 등 임원 64명은 2020년 3월 12일부터 27일까지 포스코의 1조원 규모 자사주 매수 계획이 2020년 4월 10일자 이사회 결의를 통해 외부에 공개되기 전 미공개중요정보를 이용해 포스코 주식 총 1만 9209주(주당 17만원 기준 약 32억원)를 취득했다”고 했다.

이어 “회사 및 계열사의 임직원들은 투자자의 투자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회사의 업무와 관련된 미공개중요정보를 해당 회사의 주식 매매거래에 이용해서는 안됨에도 불구 임원들이 모두 본건 범죄행위에 관여될 정도로 도덕적 해이가 땅에 떨어진 상태”라고 지적했다.

더불어 “외부의 시선은 전혀 의식하지 않은 채 오직 자신들의 사익추구에 안주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향후 이와 유사한 범죄행위가 반복될 위험성이 매우 높아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가 절실히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포스코는 이사회를 열고 최정우 회장을 차기 최고경영자(CEO) 후보로 주주총회에 추천하는 안건을 만장일치로 의결하면서 최 회장의 본격적인 연임 행보가 시작됐다. 특히 최정우 회장은 올해 1월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를 직접 찾은 새해 첫 현장 행보에서 회사의 최우선 핵심가치로 ‘안전’을 강조하며 “안전하고 건강한 일터를 만들기 위해 노사가 함께 노력하자”고 말하는 등 변화를 약속했다.

하지만 최정우 회장의 이 같은 ‘안전경영’ 약속은 지난 2월 또 다시 사망사고가 발생하면서 공염불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사고는 지난 해 11월 3명의 사망사고로 사과문을 낸 지 3달 만에 또 발생했다. 무엇보다 노조에 따르면 사망사고(2월 8일)가 발생 하기 일주일 전에도 같은 작업장에서 사고가 한 차례 있던 점을 근거로 “(여전히) 안전조치를 모두다 무시한 채 생산 중심의 작업지시만 해온 까닭”이라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최정우 회장은 한 차례 허리 지병 이유로 불출석 했던 국회 환노위 산재사망사고 청문회까지 불려 나와 “연이은 사고에 대해서, 심려를 끼쳐 드린 데 대해서 대단히 죄송하다”며 “유족들께도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90도로 허리를 굽히는 등 계속되는 사고로 리더십에 치명타를 입었다.

여기에 노조는 최근 3년간 21명, 지난 2018년 최정우 회장 취임 이후 무려 16명의 노동자가 사망하는 일이 지속됨에도 불구 여전히 개선되지 않자 “포스코의 이윤 중심 경영에 희생된 수많은 노동자들의 한을 되새기며, 최 회장에 대한 엄정한 수사와 처벌을 촉구한다”며 최 회장을 비롯 임원 3명을 지난 4일 검찰에 고발하면서 갈길 바쁜 최 회장의 발목을 잡았다.

노조 뿐 아니라 정치권에서도 포스코 내 산재 사망을 바라보는 시각은 곱지 않다. 정치권에서도 최정우 회장 이전인 2017년 2건에 불과했던 재해사고가 2018년 11건, 2019년은 43건, 2020년은 21건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즉, 최정우 회장 취임 직전인 2017년에는 불과 2건에 불과했던 재해사고가, 최 회장 취임 이후 불과 2년 만에 21배나 폭증한 것은 최 회장의 안전불감증과 성과만능주의가 빚어낸 참사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외로 이어지는 ‘살인기업’ 오명에도 최 회장 치적쌓기 급급?

포스코의 ‘살인기업’ 오명은 국내에서 뿐 아니라 국외에서도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바로 최근 유혈사태로 이어지며 국제사회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와도 연결되고 있다.

유엔 진상조사위원회에 따르면, 미얀마 군부과 파트너십을 맺고 군부를 지원해온 주요한 기업 중 ‘포스코’도 이름을 올렸다. 특히 포스코는 군재벌 기업인 MEHL와 합작 투자를 하는 등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실제로 포스코C&C와 포스코제철이 미얀마에서 합작투자를 하고 있는 군부 기업 MEHL의 회장은 이번 미얀마 쿠데타를 주도한 ‘민 아웅 훌라잉’ 최고사령관이기도 하다.

특히 유엔 진상위에 따르면 미얀마 현지 인권활동가는 “미얀마에서 포스코의 기업행위는 미얀마 군의 정통성과 특권을 뒷받침해주며, 군에 이익을 제공하고, 무엇보다도 전쟁범죄를 포함한 인권 침해를 부채질할 가능성마저 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미얀마 현지에서도 ‘Dirty List’(미얀마 군부를 지원하는 기업 리스트)에 포스코의 이름이 오르며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포스코가 2018년 인수한 아르헨티나 '옴브레 무에르토' 리튬 염호의 모습 / (사진=포스코)
포스코가 2018년 인수한 아르헨티나 '옴브레 무에르토' 리튬 염호의 모습 / (사진=포스코)

이런 가운데 최근 포스코그룹 계열사 주가를 끌어올린 35조 잭팟 리튬염호 발표도 ‘뻥튀기’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앞서 포스코 측은 지난 3일, 3년 전 인수한 아르헨티나의 옴브레 무에르토 염호의 가치가 35조 원으로 추산된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가 수시간 만에 ‘가치’라는 단어를 ‘매출액 전망’이라고 표현을 완화해 재배포했다. 

여기에 본격적인 채굴이 2023년부터 시작되는 것을 감안하면 때이른 발표라는 시각으로 최정우 회장의 연임을 앞두고 치적 쌓기 명분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무엇보다 ‘35조원’이라는 전망 역시 기한이 불명확해 전문가들은 “언제까지 발생할지 모르는 상황이고, 단계적으로 매출이 발생할 것이기 때문에 좀 길게 볼 필요가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반응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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