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고왕'으로 '남녀차별' 이미지만…비판 댓글 2만건 넘어서

동아제약 '네고왕' 영상 및 댓글(왼쪽)과 지난해 동아제약 면접에서 성차별을 당했다고 밝힌 지원자가 잡플래닛에 작성한 면접후기 갈무리
동아제약 '네고왕' 영상 및 댓글(왼쪽)과 지난해 동아제약 면접에서 성차별을 당했다고 밝힌 지원자가 잡플래닛에 작성한 면접후기 갈무리

[증권경제신문=이해선 기자] 동아제약이 기업홍보 차원에 진행한 ‘네고왕’ 마케팅이 오히려 독이 되어 돌아오며 역풍을 맞고 있다.

기업의 이익차원이 아닌 이미지 홍보 차원에서 거액의 마케팅 비용을 들여 진행한 프로모션임에도 불구하고 ‘성차별기업’ 이미지만 남겼다는 점에서 최악의 마케팅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동아제약은 최근 유튜브 예능 프로그램 ‘네고왕2’에 출연해 여성용품을 대폭 할인해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하지만 지난 5일 해당 영상이 공개되자 뜻밖에 ‘여성차별’ 논란이 불거졌고, 결국 최호진 동아제약 사장이 실명으로 직접 사과문을 게재하기에 이르렀다.

논란은 해당 영상에 지난해 동아제약 채용면접을 봤던 한 지원자가 면접과정에서 일어난 사실을 댓글로 남기며 시작됐다.

이 지원자는 “지난해 말에 면접 볼 때 인사팀 팀장이라는 사람이 유일한 여자 면접자였던 나에게 ‘여자들은 군대 안 가니까 남자보다 월급 적게 받는 거 동의하냐’고 묻고 ‘군대 갈 생각 있냐’고 묻더니 여성용품 네고? 웃겨 죽겠다”라는 댓글을 남겼다.

해당 댓글은 수많은 이들의 공분을 샀고, 여성용품을 판매하는 회사가 정작 여성 지원자를 차별하는 행태를 이해할 수 없다며 불매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논란이 이어지자 영상이 게재된 다음날인 6일 최호진 사장은 본인의 이름으로 직접 유튜브 댓글로 사과문을 게재했다.

최호진 사장은 “댓글과 관련된 내용을 확인한 결과 2020년 11월 신입사원 채용 1차 실무 면접 과정에서 면접관 중 한 명이 면접 매뉴얼을 벗어나 지원자를 불쾌하게 만든 질문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해당 지원자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리고, 이번 건으로 고객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이와 관련해 당사는 해당 면접관에 대한 징계 처분과 향후 면접관에 대한 내부 교육을 강화하도록 하겠다. 또한 채용과 인사에 대한 제도 및 절차를 전반적으로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또 “‘네고왕’ 촬영 전 인지하지 못했던 면접 건이 논란이 되면서 본래의 좋은 취지를 퇴색시키고 있어 함께 고생해준 제작진과 담당 직원들에게도 안타까운 마음을 전한다. 프로그램에 애정을 갖고 임해주신 장영란 씨께도 송구스러운 마음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해당 영상은 현재 조회수 159만건을 넘어셨으며 댓글은 2만건이 넘어선 상태다. 댓글 대부분은 남녀차별 관련 비판댓글이 주를 이루고 있다.

마케팅 업계 한 관계자는 “네고왕은 참가 기업이 부담하는 마케팅 비용만 수천만원에 이르는데 동아제약은 네고왕을 통해 논란만 키웠으니 돈은 돈대로 쓰고 욕만 먹은 셈”이라며 “두고두고 기억될 최악의 마케팅”이라고 귀띔했다.

동아제약 측은 해당 사건이 인사제도 개선을 위해 고민하면서 군필자와 군미필자의 처우에 대한 당시 면접자들의 의견을 듣고자 하는 과정에서 면접자의 입장을 고려하지 못해 불쾌감을 준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현재 회사가 상황의 엄중함을 인식하고 당시 면접관에 대한 징계 처분과 함께 향후 이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면접관에 대한 내부교육을 강화할 것”이라며 “또한 회사 인사제도를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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