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물류, 수십억 챙기는데···지역농협은 노동착취 당해"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소속 지역농협 노조는 9일 농협중앙회 본사 앞에서 농협택배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제공)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소속 지역농협 노조는 9일 농협중앙회 본사 앞에서 농협택배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제공)

[증권경제신문=김하영 기자] 농협중앙회(회장 이성희)가 지역농협들을 대상으로 시행 중인 택배사업에 잡음이 일고 있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소속 지역농협 노조는 9일 농협중앙회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농협중앙회의 일감 몰아주기로 불공정거래를 조장하는 농협택배는 한진택배 노동자들은 물론 지역농협 노동자들의 노동을 착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농협중앙회는 한진택배와 택배비를 헐값에 후려치고 있다”며 “재주는 지역농협이 부리고 돈은 농협중앙회가 챙겨 지역농협을 갈취하는 농협택배를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협의 택배사업은 지난 2017년 농협경제지주 계열사인 농협물류가 한진택배와 협약을 맺으면서 시작됐다. 지역농협에 접수된 택배를 한진택배가 배송해 주는 방식인데, 지역농협들은 고객이 가져온 물건을 취급하는 역할을 하고 취급수수료를 받는다.

노조에 따르면 현재 택배비 4000원 중 지역농협의 취급수수료는 900원이다. 농협물류는 250원을 가져가고, 나머지는 한진택배 몫이다. 

노조는 “지난 3년간 3533개 지역농협 사업소에서 2000만개의 택배를 취급하면서 지역농협 1곳의 사업소가 매년 평균 2000여개 택배를 취급해 연간 고작 180만원의 수수료를 챙긴 반면, 농협물류는 매년 무려 15억여원의 수수료를 챙겨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가장 큰 문제는 농협중앙회가 지역농협에게 일방적으로 수탁사업을 갑질하는 것, 특정 협력사에게 일감 몰아주기를 하면서 택배비를 헐값에 후려치는 것, 매년 가만히 앉아서 수십억의 수수료 수익을 챙겨가는 것 등 불합리한 구조에 있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또 과도한 택배업무로 인해 본연의 업무에도 집중하지 못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노조는 “강제로 떠 맡겨진 택배사업으로 인해 지역농협은 인력과 비용에서 손실을 봐가며 울며 겨자 먹기로 택배사업을 하고 있고, 택배를 취급하는 현장 농협 노동자들의 업무는 가중되고 있다”며 “특히 명절을 앞두거나 영농 수확기는 택배 물량이 폭주해 지역농협 직원들이 본연의 업무를 보면서 택배를 취급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농민조합원의 실익을 위한다면 택배사업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농협 본연의 사업인 구매사업과 판매사업에 있어 영농자재 공급업무와 농산물 공판장 출하에 필요한 운송비용을 지원해 실질적인 농가소득을 보장하는 방식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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