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신세계, 11번가-아마존 등 합종연횡 '활발'
마켓컬리·티몬 등 상장 준비

지난 11일 쿠팡 상장을 앞두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건물에 쿠팡 로고와 함께 태극기가 게양되었다.(사진=쿠팡 제공)
지난 11일 쿠팡 상장을 앞두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건물에 쿠팡 로고와 함께 태극기가 게양되었다.(사진=쿠팡 제공)

[증권경제신문=한행우 기자] 쿠팡 ‘상장 대박’에 놀란 이(e)커머스 업계가 격동하고 있다. 쿠팡은 미국 증시 상장 이후 한때 시가 총액 ‘100조원’을 넘어서며 압도적인 존재감을 과시했다. 국내 대표 유통 대기업인 이마트의 시총은 4조원대, 롯데쇼핑은 3조원대다.

업계는 쿠팡이 상장으로 확보한 ‘실탄’ 5조원을 국내에 재투자해 로켓배송 권역을 크게 확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맞서 신세계, SKT(11번가), 네이버, 롯데 등 유통대기업들이 활로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이커머스 시장을 더 이상 내어줄 수 없다는 절박함이 바탕에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상장 이후에도 공격적이고 계획적으로 투자를 지속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쿠팡은 대구 메가물류센터를 포함해 대전과 광주 등 6곳의 물류센터를 더 세운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전국을 로켓배송 생활권에 두겠다는 목표다.

경쟁사들이 적극적인 견제에 나선 이유다. 

지난해 국내 이커머스 업체 거래액 순위는 네이버(27조원), 쿠팡(22조원), 이베이코리아(20조원), 11번가(10조원), 롯데온(7.6조원), 위메프(7조원), 티몬(5조원), 카카오(4조원), SSG닷컴(3.9조원) 순이었다.

먼저 1위 네이버는 신세계그룹과 손잡았다. 네이버와 신세계그룹은 전날인 16일 커머스·물류·멤버십 등에서 전방위적 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의 사업 협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상호 결속과 신뢰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2500억 규모의 지분 맞교환을 결정했다. 단순 협업을 넘어선 동맹인 셈이다.

신세계그룹과 네이버의 이용 고객수는 신세계그룹 2000만명, 네이버 5400만명에 이른다. 양사 결합을 통해 45만명에 달하는 판매자수, 즉시·당일·새벽배송이 가능한 전국 물류망, 7300여 개의 오프라인 거점 등을 확보하게 된다.

양사는 신세계그룹 전국 물류망과 네이버 물류 파트너사들과의 연계를 통해 새벽배송·당일배송 서비스는 물론, 주문 후 2~3시간 내 도착하는 즉시배송 등 최적의 서비스 구현을 논의 중이다. 이마트·신세계백화점·SSG닷컴·스타필드 등 신세계그룹 사업장에서 네이버페이를 사용·적립할 수 있는 방안 등도 검토 중이다. 

SK텔레콤 계열의 11번가는 아마존과 손잡는다.

SK텔레콤(이하 SKT)은 지난해 11월, 이커머스 사업 혁신을 위해 아마존과 협력을 추진하고 자회사 11번가에서 고객들이 아마존 상품을 구매할 수 있게 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SKT는 이를 통해 11번가를 ‘글로벌 유통허브 플랫폼’으로 성장시킨다는 계산이다.

G마켓·옥션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의 향방도 뜨거운 관심사다. 16일 종료한 예비 입찰에는 롯데·신세계·SKT(11번가)·MBK파트너스 등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절박한 건 롯데다. 롯데는 흩어진 자사 유통계열 온라인 쇼핑몰을 통합해 ‘롯데온’을 야심차게 출범했지만 시장 파급력이 미미한 상황이다. 최근 실적 부진을 이유로 e커머스 사업부장을 경질하는 등 내부적으로 진통을 겪고 있다. 

홈플러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롯데온, SSG닷컴 등과 비교해 인지도 없는 홈플러스 온라인커머스 부문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팔을 걷은 것으로 보인다. 

쿠팡의 뒤를 이어 ‘상장 대박’을 노리는 기업들도 IPO를 서두르고 있다. 

새벽배송 시대를 연 마켓컬리는 쿠팡의 뒤를 이어 미국 상장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티몬은 올해 하반기 중 국내 증권 시장에 상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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