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부·고용노동부 '성평등 채용안내서' 기준 위반 인정

22일 동아제약 홈페이지에 게재된 공식사과문 (사진=동아제약 홈페이지)
22일 동아제약 홈페이지에 게재된 공식사과문 (사진=동아제약 홈페이지)

[증권경제신문=이해선 기자] 동아제약이 최근 불거진 성차별 논란에 대해 공식 사과문을 게재했다. 논란이 발생한지 약 보름 만이다. 사과문은 자사 공식 홈페이지와 채용 홈페이지에 한 달간 게재될 예정이다.

동아제약은 22일 자사 홈페이지에 ‘동아제약은 차별 없는 청년 일자리 창출에 앞서겠습니다’라는 제목으로 최호진 대표이사 명의의 사과문을 올렸다.

동아제약은 사과문을 통해 지난 하반기 채용 면접과정에서 있었던 질문이 ‘특정성별에게만 유리하거나 불리한 주제에 대해 토론하도록 하거나 질문하지 않는다’는 여성가족부와 고용노동부의 ‘성평등 채용안내서’ 기준을 위반한 질문이었음을 인정했다.

이에 이번 사건으로 마음의 상처를 입은 지원자와 어려운 취업환경에 큰 허탈감을 느꼈을 청년들에게 죄송한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번 사건으로 제도를 갖추는 것뿐만 아니라 그 제도가 잘 지켜지도록 프로세스를 잘 만드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됐다고 전하며 특히 그 제도를 관리 감독하는 부서의 수장이 관여된 경우 문제의 파악이 늦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한 부분도 회사의 잘못임을 인정했다.

동아제약은 추후 이번과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세 가지 개선 사항을 시행하겠다고 강조했다.

먼저 채용 시스템과 절차를 재점검하고 관리감독을 철저히 한다고 약속했다. 두 번째로는 성평등에 관한 다양한 목소리가 좀 더 반영될 수 있도록 현재 남녀동수로 운영 중인 인권위원회를 강화하고 의견이 잘 반영될 수 있는 제도를 만들겠다고 했다.

마지막으로는 채용 이후에도 성평등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지 배치, 승진, 임금, 교육 기회 등의 프로세스를 다시 점검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번 동아제약의 공식 사과문이 사건 발생 후 보름이나 지난 시점에야 게재됐다는 점에서 비난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실제 성차별 논란이 불거진 ‘네고왕’ 공개 시점은 지난 3월 5일(금)로, 주말이 지난 후 9일 담당자에게 바로 징계절차를 내렸던 것과 비교하면 공개사과 시점은 너무 늦었다는 것.

사건이 불거진 다음날인 6일 동아제약은 해당 유튜브 게시물 댓글로 김호진 사장 명의로 사과문을 올리긴 했으나 그것을 공개사과로 보기는 어려운 만큼 공식사과문을 게재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지난 15 채용성차별철폐공동행동은 동아제약 본사 앞에서 공식사과를 요청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기자회견 당시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동아제약은 이 문제가 구조적 성차별이 아닌 인사팀장 개인이 매뉴얼을 벗어난 것으로 호도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논란 발생 후 보름이나 지난 시점에서 공식사과문을 게재했다는 것이 늦은 감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사안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논란 발생 후 수 일 내에 공식사과문을 내기 마련인데 특히 이런 민감한 사안에 공식사과문 게재를 미뤘다는 점에서 논란이 사그라들기 기다렸던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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