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가 금융노조에 약속한 사항"
[증권경제신문=김하영 기자] IBK기업은행(은행장 윤종원)의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이 무산되면서 노사갈등이 재점화됐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전날인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업은행 노조추천이사제 무산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금융노조는 “기업은행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은 지난 2020년 윤종원 행장 취임 당시 청와대, 더불어민주당, 금융위원회가 함께 금융노조에게 약속한 사항”이라며 “이번 사태는 명백한 합의 파기이자 10만 금융노동자에 대한 기만”이라고 비판했다.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을 둘러싼 기업은행의 노사갈등이 정부와 노동계 갈등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금융위는 지난 8일 김정훈 단국대 행정복지대학원 법무행정학과 겸임교수와 정소민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기업은행 사외이사로 임명했다. 이는 모두 사측이 추천한 인사다.
기업은행 사외이사는 중소기업은행법에 따라 은행장 제청으로 금융위가 임명하게 돼 있다. 윤 행장은 노조 추천 인사를 포함한 복수의 후보를 금융위에 제청했는데, 금융위 임명 단계에서 불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윤 행장은 취임 당시 노조추천이사제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노사공동선언문에 합의한 바 있다. 이 때문에 국내 금융권 역사상 최장 기록을 세운 노조의 ‘낙하산 인사 반대’ 출근 저지 투쟁도 마무리됐고, 윤 행장도 임기 시작 한 달여 만에 정상적인 출근길에 오를 수 있었다.
향후 기업은행 노조는 윤 행장 취임 당시 진행했던 출근 저지 투쟁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김형선 금융노조 기업은행지부 위원장은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투쟁할 것”이라며 “제2차 출근 저지 투쟁 등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