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사모펀드 등으로 넘기는 매각을 위한 매각 반대"
KDB인베스트, 인수 후보 물색 신중한 입장

[증권경제신문=길연경 기자] 몸값이 최대 2조원에 달하는 대우건설(047040)이 매각 의지를 구체화시킨 가운데 대형 원매자들이 인수의지를 나타내 매각 흥행에 성공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중견 건설업체 DS네트웍스,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인 스카이레이크, 해외 인프라· 플랜트 등 글로벌 투자회사 IPM이 3자 연합으로 컨소시엄을 맺고 대우건설 인수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컨소시엄은 모건스탠리를 주관사로 선정해 인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거래대상은 KDB인베스트가 보유한 대우건설 지분 50.75%다. 이번 컨소시엄의 구심점으로 DS네트웍스가 재무적투자자(FI)인 스카이레이크와 IPM을 물색해 맞손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중국건축공정총공사(CSCE)도 최근 KDB인베스트먼트에 대우건설 인수 의사를 밝혔다. CSCE는 중국 1위 건설사로 지난 2017년 대우건설 인수전 때도 DS네트웍스와 컨소시엄을 맺고 숏리스트에 선정된 바 있다.

아울러 중국 2위 건설사인 중국철도건설공사(CRCC)도 대우건설 인수전에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건설은 매각을 염두로 지난 4월 23일 김형 대표이사를 사업대표로 재선임하고, 정항기 CFO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 관리대표로 선임함으로써 각자대표 체제에 돌입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매각이 본격화될 경우 관련 기능을 재무통인 정항기 CFO에 집중함으로써 매각 프로세스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며 "매각 관련 업무에 대한 부담을 던 김형 사장이 안정적인 사업 운영에 전념하기 수월해졌다"라고 말했다. 

반면 최근 전국건설기업노동조합 대우건설지부가 매각 협상의 변수로 떠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다. 노조는 지난 4월 27일 성명서를 내고 "건설산업의 특성이나 대우건설 임직원들의 입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기형적 구조를 결정한 대주주의 처사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임시 주총이 열리는 6월 7일 이전까지 각자대표를 인정하지 않겠다"며 "각자대표가 대우건설을 사모펀드 등으로 매각만을 위한 매각을 추진한다면 퇴진투장을 하겠다"라고 경고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노조는 KDB인베스트먼트가 매각이라는 실적을 높이기 위해 중장기적인 성장이 고려되지 않은 매각을 할까봐 반대하는 것"이라며, "현재 국내 인수 후보자는 전략적투자자(SI)와 FI가 결합된 형식으로 DS네트웍스 컨소시엄을 비롯 두 세 곳 더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매각 주체자 KDB인베스트먼트도 대우건설 매각에 신중한 입장이다. 대우건설 안팎에서 자본 총계 9조원에 달하는 대우건설을 안정적으로 맡을 후보자를 아직 찾지 못했다는 관측이다. KDB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매각 진행 상황에 밝힐 것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대우건설은 지난 1999년 대우그룹 해체 이후 2006년 금호아시아나그룹에 매각됐으나 3년 후 그룹의 유동성 위기를 겪고 2009년 주채권단인 산업은행에 다시 넘겨졌다. 이후 2017년 공개 매각에서 호반건설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나 최종 무산됐다. 산업은행은 2019년 자회사 KDB인베스트먼트를 설립해 첫 관리 회사로 대우건설을 이관하고 회사 정상화와 투자 회수를 맡겼다. 

SNS 기사보내기
관련기사
기사제보
저작권자 © 증권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