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희망가 5~6조원에 인수 의지 '흔들'
이베이코리아 인수시 실효성 평가가 중요

 

이베이 CI

[증권경제신문=최은지 기자] 이베이코리아 매각 본입찰이 실사 작업 등에 차질이 생기면서 6월로 연기됐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베이코리아 매각 본입찰 일정이 5월 중순에서 6월 초로 미뤄졌다. 실사 기간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것이 이유다. 

다만 업계는 적정 매각가에 대한 원매자와 매각자 간의 갈등도 일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보고있다. 이베이코리아의 매각이 공식화된 직후, 업계가 예상한 이베이코리아의 몸값은 3조원대였지만, 매각자는 5~6조원대를 매각 희망가로 제시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진행된 이베이코리아 예비입찰에 뛰어든 국내기업은 롯데쇼핑·신세계·SKT·MBK파트너스다. 각각 이베이코리아 인수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롯데온·SSG닷컴·11번가·홈플러스를 소유하고 있다. 

이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통한 이커머스 시장에서의 '우위 확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 시장점유율은 네이버 17%, 쿠팡 13%, 이베이코리아 12%, 11번가 6%, 롯데온 5% 수준으로, 3위인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는 기업은 단숨에 이커머스 시장에서 큰 점유율을 차지할 수 있다. 

다만 이베이코리아의 몸값이 5조 규모라는 사실이 해당 기업들의 인수 의지를 흔들고 있다. 특히 아직 영업손실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롯데온과 SSG닷컴의 경우,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만 보고 대자본을 투입했다가 이커머스 사업부문의 존속 여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평가다. 일명 '승자의 저주'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롯데온의 매출은 2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9% 감소했다. 영업손실도 150억 원에서 290억 원으로 적자 폭이 확대됐다. SSG닷컴은 영업손실 31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실패했다. 

또한 인수 이후 별도의 '투자 비용'도 필요하다는 점도 주목해야한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기업의 인수가 이뤄질 때는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가 얼마나 있는지 평가하는 것이 기본"이라며 "이를 위해 이베이코리아에 대한 추가적인 투자 계획도 논의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업계는 이베이코리아에 대해 주요 소비층으로 각광받고 있는 MZ세대를 유입시킬 방안을 모색해야할 필요성이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이베이코리아는 다른 기업 대비 PC 유입률이 40%로 높고, 이 중 네이버 쇼핑 검색을 통한 유입 비율은 30%에 이른다. 통상적으로 PC 유입률이 높다는 것은 2030 젊은 세대가 아닌, 중년층의 소비자가 많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5조원의 인수가격에, 인수 이후 투자비용까지 기업들은 생각해야한다"며 "실사 기간이 부족해 본입찰 일정이 연기됐다는 것은 그만큼 기업들이 이베이코리아의 인수를 조심스러워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인수 후보자들이 이베이코리아의 인수 실효성을 더욱 철저하게 평가하기 위해 이베이에 추가로 요구하는 자료가 많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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