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오너가, 남양유업 지분 사모펀드 한앤컴퍼니에 매각
한앤컴퍼니 "적극적인 투자와 경영 투명성 강화할 것"
시장 분위기는 극과 극...도망 vs오너 리스크 해소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4일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에서 '불가리스' 사태와 관련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진행하며 눈물을 보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4일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에서 '불가리스' 사태와 관련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진행하며 눈물을 보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증권경제신문=최은지 기자] 홍원식 전 회장을 비롯한 남양유업(003920, 대표 이광범) 오너가가 지분 전체를 사모펀드(PEF) 한앤컴퍼니에 매각하고 경영권을 넘겼다. 

지난달 14일 ‘불가리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바이러스에 효과가 있다’는 문제의 발표 이후 44일 만의 결정이다. 주인이 바뀐 만큼 연이은 논란으로 무너진 남양유업의 브랜드 이미지가 회복되고 경영쇄신으로 재도약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한앤컴퍼니와 홍원식 전 회장 등 오너 일가의 지분을 인수하는 주식양수도계약(SPA)를 체결했다. 

공시에 따르면 양도 대상은 남양유업 주식 37만8938주로, 매각가는 3107억2916만원이다. 홍 전 회장의 지분 51.68%와 오너 일가 지분을 합쳐 53.08%가 포함됐다. 대금 지급 시기는 당사자들이 합의할 수 있지만, 다만 8월 31일을 넘기지 못하도록 명시했다. 최대 주주는 대금 지급 시점에 변경된다.

홍 전 회장 일가가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은 브랜드 이미지가 걷잡을 수 없이 추락하면서 기업 불매 운동의 여파가 가라앉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한 남양유업이 경영 정상화와 쇄신책 등을 마련하면서 후임 경영진 선임도 검토했지만, 선뜻 오겠다고 하는 마땅한 경영인을 찾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오래 전부터 논란이 지속적으로 있었던 기업이라 전문경영인이 오기에도 상당한 부담이 있었을 것"이라며 "후임 경영진이 나타나지 않자 아예 매각하는 것을 선택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 남양유업의 새 주인은 '한앤컴퍼니' 
남양유업의 새 주인인 한앤컴퍼니는 운용규모(AUM) 8조1000억원에 달하는 국내 대표 대형 PEF다. 모건스탠리 PE 부문 아시아 최고투자책임자(CIO)를 지낸 한상원 대표가 2010년 설립했다. 

한앤컴퍼니의 대표적인 인수 사례는 '웅진식품'으로 꼽힌다. 한앤컴퍼니는 2013년 적자였던 웅진식품을 1150억원에 인수해 경쟁력을 강화한 후 2018년 대만의 유통기업 퉁이(統一)그룹에 웅진식품을 2600억원에 팔았다. 약 5년 만에 100% 이상 차익을 남긴 셈이다.

한앤컴퍼니는 집행임원제도를 남양유업에 적용해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 효율화를 통한 기업가치 제고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집행임원제도는 의사결정과 감독기능을 하는 이사회와 별도로 전문 업무 집행임원을 독립적으로 구성하는 제도다. 이사회의 감독기능을 강화하고 집행부의 책임경영을 높이는 장점이 있다. 

한앤컴퍼니 관계자는 “적극적인 투자와 경영 투명성 강화를 통해 소비자와 딜러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사랑받는 새로운 남양으로 거듭날 것” 포부를 밝혔다.

한편 남양유업 매각 소식에 시장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우선 소비자의 반응은 다소 냉소적인 모양새다. 홍 전 회장 일가가 경영쇄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발표한 것과 달리 모든 지분을 사모펀드 한앤컴퍼니에 매각하는 '도망'을 선택했다는 지적이다. 또한 연이은 논란의 주인공이었던 '오너가'가 오히려 이번 매각을 통해 3000억원대를 받게됐다는 사실도 비판의 대상이다. 

다만 주주들에게는 호재로 작용됐다. 남양유업의 매각소식이 전해지면서 '오너 리스크 해소' 등 경영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급등한 것이다. 이날 남양유업의 주가는 이날 오후 1시 30분 현재 전날 종가 대비 29.84% 폭등한 57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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