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마케팅의 1인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소통 경영'
65만 인플루언서의 위력...멘트 하나에 '불매운동' 불씨 생겨나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사진=신세계 그룹

[증권경제신문=최은지 기자] 정용진 신세계(004170) 부회장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SSG랜더스 선수단을 응원하고, 팬들과 직접 소통하는 등 SNS 활동을 활발히 하는 대표적인 기업 총수로 꼽힌다.

다만 정 부회장의 SNS 활동에는 상반된 평가가 따른다. SNS 활동을 통해 친근한 이미지를 확보했으며 마케팅 효과도 있다는 긍정적인 반응과 정 부회장의 사소한 말실수 하나도 구설에 올라 기업 이미지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의 공존이다. 

◆SNS 마케팅의 1인자, 정 부회장
"SNS 댓글 중 상당수는 고객들의 불만이었다. 그중에는 신세계에 뼈가 되고 살이 될 주옥같은 지적도 많았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신세계가 고객과 만나는 또 다른 소통 창구다"

정 부회장은 SNS 활동을 시작하는 초기인 2010년 이와 같이 말했다. 그는 올해 신년사에서도 고객을 향한 불요불굴(不撓不屈)을 중점 과제로 제시하는 등 고객과의 소통을 강조했다. 불요불굴은 '결코 흔들리지도 굽히지도 않고 목표를 향해 굳건하게 나아간다'는 의미의 사자성어다. 

이러한 노력의 결실로 현재 정 부회장은 기존 재벌 총수 이미지와 궤를 달리한다는 평을 받는다. 정 부회장이 꾸준히 SNS를 통해 질문을 받고 직접 댓글을 남기는 등 허물없는 모습으로 대중과 소통했기 대문이다. 이에 특히 젊은 세대가 크게 호응하면서 정 부회장의 SNS팔로워 수는 31일 기준 65만2000여명을 기록하고 있다. 대중에 자연스럽게 노출되면서 재벌의 삶에 대한 동경과 호기심, 궁금증을 풀어주는 효과가 작용했다는 평이다. 

실제로 정 부회장의 SNS 활동은 기업의 직접적인 매출로 이어지는 긍정적 영향도 미쳤다. 정 부회장이 해남 땅끝마을 배추밭을 찾아 배추를 수확하고 배추전 등을 요리하는 내용을 담은 '정용진 부회장이 배추밭에 간 까닭은?' 영상은 3주 만에 129만 조회 수를 기록하며, 영상이 공개된 후 2주간 이마트 배추 판매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20% 늘어나는 성과를 기록했다. 본인이 "직접 요리했다"며 올린 조선호텔앤리조트의 삼선짬뽕은 출시 후 입고와 동시에 주문이 마감되는 완판 행렬을 기록하기도 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자는 "밀키트를 직접 요리하고 추천하는 용진이 형의 모습에 제품에 대한 신뢰도가 상승한다"며 "다른 세상의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SNS로 소통할 수 있다는 게 신기하고 재미있다"고 말했다. 

◆ 잦은 SNS 소통의 단점, 발언 '논란'
문제는 잦은 SNS 소통으로 인해 발언 논란도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SNS를 통해 정치적 성향을 드러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지난 25일과 26일 인스타그램에 연달아 음식 사진을 올리며 "미안하다 고맙다"라는 멘트를 달았다. 우럭 요리 사진에는 "잘 가라 우럭아. 니(네)가 정말 우럭의 자존심을 살렸다. 미안하다 고맙다"고 했고, 로브스터 요리 사진에는 "가재야, 잘 가라. 미안하다 고맙다"고 명시했다. 

이를 두고 일부 네티즌은 정 부회장의 멘트와 문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인 2017년 3월 팽목항을 찾아 방명록에 "얘들아. 너희들이 촛불 광장의 별빛이었다. 너희들의 혼이 1000만 촛불이 되었다. 미안하다. 고맙다"라고 쓴 것과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정 부회장이 28일 인스타그램에 소고기 사진과 함께 달아놓은 "너희들이 우리 입맛을 다시 세웠다. 참 고맙다" 멘트 역시 일부 네티즌의 격한 비판으르 받았다. 해당 발언이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2016년 세월호 분향소에서 "너희들이 대한민국을 다시 세웠다. 참 고맙다"고 쓴 방명록과 유사하다는 의견이다. 

논란이 일자 정 부회장은 멘트를 "진짜 맛나게 먹었다 고맙다"로 수정했으며, 신세계그룹 측은 "생물을 보고 그런 마음이 들 수 있는 건데 억측"이라며 "SNS에서 많이 하는 표현인데 확대 해석하는 것 같다"고 일축했다. 

다만 정 부회장이 올린 글에 대한 소비자들 반응은 여전히 냉소적이다. 급기야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신세계그룹의 유통·식음료 회사인 이마트·스타벅스 등을 불매해야 한다며 신세계 그룹의 계열사 목록을 정리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마트 실적만 좋다면 정 부회장의 SNS 활동이 큰 문제가 아니라는 의견도 등장했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마트는 연결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 1232억원, 매출액 5조895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4.4%, 13.1% 성장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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