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예상 매각가 2조 안팎
7월 우선협상자 선정, 8월 본입찰 진행 관측

서울 종로구 대우건설 본사 앞 깃발 (사진=뉴시스)
서울 종로구 대우건설 본사 앞 깃발 (사진=뉴시스)

[증권경제신문=길연경 기자] 지난 2017년 재매각이 불발된 이후 4년만에 매각이 다시 추진되는 대우건설(047040, 대표 김형·정항기) 인수를 놓고 인수후보자들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 매각주체자인 KDB인베스트먼트도 대우건설 실적이 되살아나면서 매각 의지를 보였고, 이에따라 인수후보자들도 2조 안팎 몸값이 더 오르기 전 인수를 위해 인수금융 조달에 속도를 내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 대주주인 KDB인베스트먼트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BoA를 통해 6월 말까지 법적 효력이 있는 인수의향서를 제출하라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사를 거친 후 7월 우선협상자 선정, 8월 본입찰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KDB인베스트먼트는 대우건설 매각 자문사로 KDB산업은행 인수·합병(M&A)실 및 뱅크오브아메리카증권을, 회계 자문사로는 EY한영을 선정했다. 매각 대상 지분은 KDB인베스트먼트 보유 지분 50.75%다. 예상 매각가는 2조원 가량이다. 15일 기준 대우건설 시가총액은 3조5453억원이다.

지난 14일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은 "대우건설 1대 주주인 KDB인베스트먼트의 독립적인 의사 결정에 따라 진행될 예정"이라며 "대우건설 매각 여건이 조성되는 듯 보인다"며 "상황도 개선됐고 해외부실도 정리돼 우려가 불식됐고, 잠재 부실도 개선되고 주가 역시 시장 평가가 반영돼 상승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실제 대우건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3.3% 늘어난 5583억원이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도 2294억원을 달성해 전년동기 89.7% 증가한 실적을 기록했다.

현재 대우건설의 주요 인수 후보는 DS네트웍스 컨소시엄, 중흥그룹, 한앤컴퍼니, 중국건축공정총공사(CSCE), UAE 아부다비투자청 등이다.

DS네트웍스(시행사)·스카이레이크(사모펀드 운용사)·IPM(해외인프라투자사) 컨소시엄은 자금 조달을 위해 KDB산업은행과 손잡았다. 대우건설 '푸르지오' 사업 시행을 맡은 경험이 있는 DS네트웍스는 업계 1위 시행사다. △2019년 1조6156억원 △2020년 1조3375억원으로 연속 1조원 이상의 최상위권 매출 규모로 성장했다. DS네트웍스는 규모 있는 건설사를 인수해 시행과 시공을 동시 진행 개발 이익을 극대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반면 DS네트웍스 규모와 조직으로 대형 건설사 대우건설을 제대로 운영할 수 있을지 의문이 나오고 있다.

중흥그룹은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이 올 초 신년사에서 "3년안에 대기업 인수를 통해 재계 서열 20위 안에 진입할 것"이라며 "경험이 없는 제조업보다 대우건설 등 해외 사업을 많이 하는 대기업을 생각하고 있다"라고 대우건설 인수 의지를 보였다. 현재 중흥그룹은 인수금융 조달을 위해 미래에셋증권과 컨소시엄을 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중흥그룹이 대우건설의 가치를 가져가는 만큼, 대우건설의 시너지를 줄 수 있을지 우려를 보이고 있다.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는 인수전을 함께할 전략적 투자자(FI)와  컨소시엄을 구성할 계획이다. 그러나 대우건설 노동조합 측이 단기투자를 목적으로 사모펀드 인수 참여를 강경 반대하는 입장이어서 한앤컴퍼니가 인수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관측이다.

일각에서는 중국계 건설사인 CSCE, 중동 국부펀드 아부다비투자청 등이 거론됐으나 적극성이 낮아졌다는 평가다. CSCE는 지난 2017년 대우건설 매각 당시 중도하차한 바 있다. 

한편 대우건설은 지난 1999년 대우그룹 해체 이후 2006년 금호아시아나그룹에 매각됐으나 3년 후 그룹의 유동성 위기를 겪고 2009년 주채권단인 산업은행에 재매각됐다. 이후 2017년 공개 매각에서 호반건설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나 최종 무산됐다. 산업은행은 2019년 자회사 KDB인베스트먼트를 설립해 첫 관리 회사로 대우건설을 이관하고 회사 정상화와 투자 회수를 맡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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