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 전경/삼성디스플레이 제공

[증권경제신문=손성창 기자] 삼성디스플레이 노동조합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임금협상 결렬에 따라 노조 간부를 중심으로 21일 부분 파업에 돌입했다.

지난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무노조 경영 원칙 폐기를 선언한 지 1년 만에 삼성 계열사 내에서 벌어진 첫 파업이다. 이번 파업은 향후 삼성이 노조 리스크에서 자유롭지 못할 거라는 관측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노조, 창사 이래 첫 파업 일단 6명부터 시작/삼성디스플레이 제공
삼성디스플레이 노조, 창사 이래 첫 파업 일단 6명부터 시작/뉴시스

삼성디스플레이 노조 간부 등 40여명은 21일 오전 11시 30분부터 아산2캠퍼스 내 OLEX동 식당 앞에서 사측의 교섭 태도를 규탄하며 쟁의대책위원회 출정식을 열었다.

이후 농성 천막을 치고 전상민 쟁의대책위원장을 포함한 노조 간부 6명이 참여하는 선제 파업에 나섰다.

'삼성디스플레이 1만 노조, 우리는 합당한 수익배분을 요구한다'며 노조 측에 따르면 파업 기간을 정해놓지 않고 협상이 마무리될 때까지 쟁의행위를 이어갈 예정이다. 또한 협상 진행상황을 보며 총파업도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집회 후 전상민 쟁의대책위원장은 언론과 인터뷰에서 "노조는 임금인상률 2.3%포인트 격차로 투쟁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회사 운영이 투명하지 못하고 정당하지 못했기 때문에 물러서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조의 파업에 회사 측은 "대화 창구를 열어두고 있으며, 노조 측이 응할 경우 언제라도 대화와 교섭을 재개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번 파업은 삼성디스플레이라는 삼성그룹의 주요 계열사 생산 공장에서 발생해 삼성전자서비스 사례와는 무게감이 다르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 전자 등 다른 계열사들도 노조와 힘겨운 줄다리기를 이어갈 가능성과 삼성그룹 노사 관계에 미칠 파장은 작지 않아보인다"고 예측했다.

앞서 삼성디스플레이 노조는 올 초부터 사측과 임금교섭을 해왔다. 그러다 5월 회사의 교섭 태도를 문제 삼으며 임금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이후 쟁의활동 찬반투표를 진행해 찬성률 91%로 통과됐다. 고용노동부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가 '조정중지' 결정을 내리면서 현재 합법적인 쟁의권을 확보한 상태다.

지난 2014년과 2019년 삼성그룹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조합이 파업을 벌였다. 당시에는 삼성에서 노조를 정식으로 인정하지 않았고 서비스 직원들의 파업이라 큰 영향은 일진 않았다.

한편 삼성디스플레이 노조는 지난해 2월 한국노총 산하로 출범했다. 현재 조합원 수는 전체 직원의 10%를 웃도는 2천400여명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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