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경제신문=김하영 기자] 코로나19를 계기로 시중에 풀린 유동성과 저금리 기조에 힘입어 코스피지수가 연일 최고치 수준에 머물고 있다. 유례없는 증시 호황에 줄줄이 호실적을 올리고 있는 증권사들의 이면을 들여다보자.

올해 1분기 국내 대부분 증권사들은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순이익을 냈다. △한국투자증권 3506억원 △미래에셋증권 2912억원 △삼성증권 2890억원 △NH투자증권 2575억원 △KB증권 2225억원 △메리츠증권 2094억원 등이다.  

여기엔 개인투자자들 거래대금이 늘면서 증권사 거래수수료 수익이 증가한 영향이 컸다. 그러나 정작 증권사들은 호실적 ‘1등 공신’인 고객 서비스를 위한 투자에는 인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산장애 관련 민원은 최근 급증하는 추세다. 올해 1분기에만 전산장애 민원 254건이 접수됐는데, 이는 2020년 1년 치 민원건수인 193건을 3개월 만에 훌쩍 넘긴 것이다.

반면 증권사들의 전산 관련 투자는 ‘찔끔’에 그쳤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자기자본 기준 국내 10대 증권사들의 올해 1분기 전산운용비는 전년 동기보다 15.9% 증가한 884억원으로 집계됐다. 심지어 KB증권과 메리츠증권 등 일부 증권사들은 전산운용비가 줄어들기도 했다. 

실적과 비교해보면 상당히 초라한 수치다. 같은 기간 10대 증권사들의 순이익은 2조130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6%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들은 잦은 전산장애와 관련해 “보완을 하고는 있지만 일시적으로 투자자들이 몰리면 어쩔 수 없다”고 입을 모아 얘기하고 있다. 

그러나 투자자가 몰려 서버가 먹통이 되는 현상은 수도 없이 반복돼 왔다. 시스템 개선 의지가 부족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증권사들의 사후 대처가 투자자들을 두 번 울리는 경우도 많다. 보상 규정이 증권사마다 제각각인 데다 피해 구제 인증도 쉽지 않은 탓이다. 

코로나19 이후 이어지고 있는 투자 열풍에 증권사들은 앞다퉈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신규고객 잡기보다 중요한 것은 고객을 위한 서비스가 근본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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