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사진=신세계 그룹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사진=신세계 그룹

[증권경제신문=최은지 기자] 신세계그룹 이마트(139480)의 이베이코리아 인수가 공식화되면서 국내 이커머스 업계의 판도가 바뀌게 됐다. 신세계가 네이버에 이어 2위 사업자로 급부상한 것이다. 

다만 이커머스 시장의 최저가 경쟁 등 기업 간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어,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통 큰 베팅이 최종적으로 승자의 저주를 피하고 "좋은 인수였다"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신세계, 이베이코리아 품에 안았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 이마트는 전날 이베이코리아 지분 80.1%를 약 3조4400억원에 인수하는 지분 양수도 계약(SPA)을 체결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나머지 지분은 미국 이베이 본사가 그대로 보유하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신세계의 이커머스 사업은 반전의 기회를 갖게 됐다. 지난해 신세계 SSG닷컴의 시장 점유율은 2.5%, 거래액은 약 4조원에 그쳤지만, 시장점유율 12%, 거래액 20조원에 이르는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통해 단숨에 이커머스 업계 2위로 올라선 것이다. 이에 따라 이커머스 시장은 네이버-이베이코리아-쿠팡에서 네이버-신세계-쿠팡 '3강 체제'로 재편됐다.

이번 인수에 대해서 신세계는 "미래 유통은 온라인 강자만이 살아남을 것"이라며 "이번 인수는 단순히 기업을 사는 것이 아니라 시간과 기회를 사는 딜"이라고 자평했다. 신세계는 이번 인수를 기점으로 신세계그룹의 사업구조를 '온라인 디지털'로 180도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이베이를 인수하게 되면서 이마트 부문 내 온라인 비중은 약 50%로 확대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시작으로 신세계는 다가올 미래를 위한 '디지털 에코시스템' 구축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등 기존 오프라인 유통뿐만 아니라 최근 인수한 SSG랜더스 야구단 및 이베이 SSG닷컴 등 온라인 종합 플랫폼까지 갖추게 돼 언제, 어디서나 모든 고객과 만날 수 있는 완전한 온-오프 '360에코시스템'을 완성한다는 전략이다. 

◆ 3조4400억원 받고, 1조+α 더
문제는 신세계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는 데 큰돈을 지출했고, 앞으로도 지출할 것이라는 사실이다. 업계는 신세계가 이베이코리아 인수 비용 3조4400억원뿐만 아니라 시너지 창출을 위해 추가적인 투자를 적극 단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이마트는 이베이코리아의 인수를 공식화하면서 "SSG닷컴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향후 4년간 1조원 이상을 온라인 풀필먼트 센터에 집중 투자하고, 신세계그룹의 오프라인 거점을 온라인 물류 전진기지로 활용해 물류 경쟁력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인수 발표와 동시에 투자 비용 1조원이 추가된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신세계 이마트가 '승자의 저주'에 빠질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큰돈을 사용한 데 비해 그만큼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하는 경우, 몸집만 큰 적자 기업이 될 수 있다는 우려다. 일례로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두고 맞붙었던 롯데쇼핑은 인수를 접으면서 "투자비와 소요시간을 고려할 경우 검토 착수 시 기대했던 것보다 시너지 실현은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힌 바 있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증권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