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는 중소기업, 가맹점주와 '상생' 도모
해외서는 '한류' 이끄는 한국 편의점 역할

BGF리테일 임직원들이 동반성장몰에서 판매 중인 상품을 고르고 있다. 사진=BGF리테일

[증권경제신문=최은지 기자] BGF리테일(282330, 대표 이건준)이 운영하는 편의점 CU가 국내외에서 각기 다른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 

이미 편의점 사업이 포화 상태인 국내에서는 중소기업ㆍ가맹점주 등과 '상생'을 꾀하며 착한 기업으로서의 행보를 보이고, 해외에서는 '한류' 전략으로 존재감을 드러내는 방식이다. 

◆ 중소기업의 판로 확보ㆍ가맹점주와 신뢰 유지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BGF리테일은 최근 중소기업유통센터와 손잡고 업계 최초로 동반성장몰을 도입했다.

동반성장몰은 사기업 및 공공기관 임직원들이 복지포인트 등을 활용해 중소기업의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상생형 온라인 쇼핑몰이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들은 판매처를 추가로 확보할 수 있게 됐으며, BGF리테일의 임직원들은 동반성장몰에 입점한 1000여 개 중소기업의 5만여 제품들을 온라인 최저가 수준으로 구매할 수 있게 됐다. 

이처럼 BGF리테일은 'Be Good Friends(좋은 친구)'라는 기업 아이덴티티에 맞춰 중소 협력사와의 동반성장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추진 중에 있다. CU 멤버십 앱인 '포켓CU'를 통해 고객들에게 중소기업에서 생산된 제품들을 소개하는 것이 가장 대표적이다. 회사에 따르면 중소기업 제품 판매를 본격 시작한 지난해 10월부터 현재까지 포켓CU를 통해 소개된 상품은 총 100여 종에 달하며 지난달 매출은 론칭 초기보다 무려 386.7%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십년지기 가맹점주들과 신뢰도 공고히 다지고 있다. BGF리테일은 지난 3월 공정거래위원회와 '장기점포 상생협약 선포식'을 가졌다. 10년 이상 운영한 가맹점과 가맹본부의 안정적인 계약 갱신이 주요 내용으로, 그 과정을 보다 투명하게 공개해 상호 간의 신뢰를 견고히 하고 건강한 가맹 환경을 조성한다는 공동의 목표다. 

당초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에서는 가맹점의 계약 갱신 요구권을 10년 미만으로 인정하고 있고, 10년 이상의 장기 운영 점은 계약 연장을 법상으로 보장받지 못했다. 이에 BGF리테일은 업계 최초로 지난해 장기 점포의 안정적 계약 갱신 도모 조항을 상생 협력 협약서에 추가했으며, 이후 올해 공식적으로 공정위와 함께 상생협약 선포식을 가졌다. 

이준건 BGF리테일 대표는 "오랜 시간 CU를 함께 이끌어 온 가맹점을 소중한 동반자로 여기고, 어려운 상황 속에서 BGF리테일의 책임 경영이 더욱 빛날 수 있도록 다양한 소통 채널로 가맹점과의 대화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CU 1호점에서 한국 길거리 음식들이 즉석조리식품으로 만들어 판매되고 있다.
사진=BGF리테일

◆ "한국 드라마에 나오는 편의점을 최대한 구현해달라"
지난해 10월 말레이시아의 편의점 2위 기업 마이뉴스홀딩스는 BGF리테일과 브랜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며 색다른 제안을 했다. 최근 K컬쳐가 급부상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한국식 편의점'을 그대로 말레이시아에 만들어달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 4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들어선 CU 1호점은 상품 60%가 한국 상품으로 채워졌다. CU의 인기 PB상품 외에도 한국의 유명 상품과 중소기업 우수 제품들로 가득 채워졌다. 오뎅, 떡볶이, 닭강정, 빙수 등 다양한 한국 길거리 음식들도 즉석조리식품으로 만들어 판매했다. 통상적으로 해외 진출 시 현지화 전략을 최우선으로 하는 것과는 확연히 다른 전략인 셈이다. 

또한 CU는 이번 말레이시아 진출에 'BGF 해외사업 전용 글로벌 시스템'을 처음 도입하기도 했다. 업계 최초로 수십 년간 축적된 전문적인 노하우를 담은 한국 편의점 모델과 K-IT 기술까지 해외 시장에 접목한 것이다. 

일단 한류 전략의 첫 단추는 잘 끼워진 모습이다. CU에 따르면 CU의 말레이시아 1호점인 CU 센터포인트점은 개점 직후 열흘간 다녀간 방문객만 1만1000여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하루 평균 1000명가량이 방문한 수치로, 한국 편의점의 점당 평균 객수 대비 약 3.3배 높은 셈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방역 수칙 준수를 위해 아침 8시부터 저녁 10시까지로 점포를 단축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과, 동시 출입 인원을 30명 내외로 제한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방문객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류 전략의 힘은 특히 매출 순위에서 두드러졌다.  해당 기간 CU 말레이시아 점포에서 매출 상위 제품은 대부분 한국 제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 1위인 제품은 떡볶이로 열흘간 무려 2500컵이 판매됐다. 뒤이어 2위는 닭강정, 4위는 전주비빔 삼각김밥이다. 또한 핫도그, 짜장 떡볶이, 어묵 등도 높은 매출을 기록하며, 한국식 즉석조리 식품들이 전체 매출의 36%를 차지했다. 

CU 관계자는 "CU에 대한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라고 할 정도로 영업시간이 끝날 때까지 고객들이 끊이질 않고 언론의 취재 요청도 빗발치고 있다"며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브랜드로서 해외 무대에서 한국을 더 많이 알리고 이러한 성장 모멘텀을 바탕으로 국내 편의점 산업의 세계화에 공헌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BGF리테일과 마이뉴스 홀딩스는 약 1년간 50여개의 신규점을 오픈한다는 계획이다. 이후 5년간 500개 이상 점포 수를 늘려, 중장기적으로 말레이시아 편의점 업계 1위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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