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이 매일유업 비방 사건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사진=남양유업 홈페이지 

[증권경제신문=최은지 기자] 남양유업(003920)이 세종시의 세종공장 처분 결과를 앞두고 약 2년 만에 경쟁사인 매일유업 비방 사건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전날 공식 홈페이지에 '남양유업 주식회사에서 알려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사과문을 게재했다. 

남양유업은 "2019년 매일유업 유기농 제품과 그 생산 목장을 대상으로 홍보대행사를 이용하여 인터넷 맘 카페, 포탈 게시판 등에서 근거 없는 온라인 댓글 비방행위를 한 데 대하여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객관적 근거없이 왜곡된 정보를 제공해 혼란을 드린 데 대해 소비자들께 깊이 사과드린다”며 “잘못된 행위로 심려를 끼쳐드린 매일유업과 매일유업 임직원, 목장주, 대리점주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썼다. 

또한 "회사는 책임을 통감하며 재발하지 않도록 전사적 윤리 규정을 강화하겠다"며 "마케팅, 영업활동, 대행사 운영 간 준법 경영을 실시하고, 임직원에 대한 교육 등 각고의 노력을 다할 것을 약속한다"고 덧붙였다. 

남양유업은 지난 2019년 부산의 한 홍보대행사와 계약하고 육아 전문 인터넷 카페 등에 경쟁사인 매일유업의 상하목장 제품을 비방하는 댓글을 게시한 바 있다. 주요 내용은 '우유에서 쇠 맛이 난다' '상하목장 원유를 납품하는 고창 근처에 원자력 발전소가 위치해 방사능 유출 영향이 있다'는 것이었다.

이 사건으로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 및 직원들은 지난해 10월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된 바 있다. 

이번 공식 사과가 유독 주목되는 이유는 남양유업이 사건 직후에도 사과문을 냈었기 때문이다. 당시 남양유업은 "온라인상 과열된 홍보 경쟁 상황에 실무자가 온라인 홍보 대행사와 업무를 협의하는 과정에서 '매일 상하 유기농 목장이 원전 4㎞ 근처에 위치해 있다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자의적으로 판단하여 논란에 휩싸이게 됐다"고 변명했다. 즉 해당 논란을 직원의 실수 정도로 치부하고 넘어간 셈이다.  

이에 업계는 남양유업의 이번 사과문의 주체가 '회사'라는 점에서 새로운 남양유업으로의 변화를 위한 첫걸음을 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남양유업의 새 주인 한앤컴퍼니가 소비자에게 '남양유업은 잘못을 인정하고 책임을 지는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이번 사과문을 발표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해당 사과문 게시와 세종공장의 처분 시기가 묘하게 맞물렸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남양유업의 세종공장 처분이 곧 결정되는 만큼 이번 사과문이 판결 전 '반성문 제출'의 의미로 풀이된다는 지적이다. 

남양유업은 지난 4월 '불가리스 사태'와 관련해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로부터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행정처분·고발당한 바 있다. 이와 동시에 식약처는 남양유업 세종공장 관할 지자체인 세종시에도 영업정지 2개월을 요청했다. 세종공장은 남양유업의 매출 절반가량을 담당하는 곳이다.

이에 따라 세종시는 지난 24일 청문회를 열고 남양유업의 의견을 청취했으며, 세종공장의 영업정지 또는 과징금 처분을 이르면 7월 초 결정낼 것으로 보인다. 영업정지의 경우 2개월, 과징금은 약 8억원대로 추정된다. 

한편 전날 남양유업이 매일유업 비방 사건에 대해 공식 사과한 영향으로 남양유업의 주가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30일 오후 2시 25분 기준 남양유업은 전 거래일 대비 9.32%(6만4000원) 오른 75만1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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