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GS리테일의 목표, ESG 평가 'A'
환경 경영(E) 무라벨 PB생수, 친환경 생분해 빨대 도입
사회적 책임 경영(S) 중소제조업체와 투자로 '상생'
지배 구조 개선(G), 최초 여성 사외 이사 선임

내달 1일 통합 GS리테일이 출범한다. 사진=GS리테일
 통합 GS리테일이 출범했다. 사진=GS리테일

[증권경제신문=최은지 기자] 통합 GS리테일이 ESG 경영 체계 강화에 나섰다. GS리테일과 GS홈쇼핑의 합병을 시작으로 더욱 견고한 ESG경영을 확립한다는 의지가 투영된 것으로 보인다. 

8일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평가한 GS리테일의 최근 3년간의 ESG 평가에 따르면, GS리테일의 통합등급은 3년 동안 꾸준히 B를 기록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지난해 기준 환경(C), 사회(B+), 지배구조(B+)으로 이는 같은 편의점 기업인 BGF리테일이 통합등급 A를 받았다는 사실과 대조적이다. 

이에 업계는 통합 GS리테일 출범 이후 ESG 활동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해왔다. 기업의 몸집이 커진 만큼 ESG 경영에 대한 책임이 가중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역삼동 소재 GS타워 20층에서 허연수 GS리테일 ESG추진위원장(우측)과 박형준 한국기업인증원장(좌측)이 환경경영, 품질경영 시스템 인증서를 들고 기념사진을 찍고있다. 사진=GS리테일

◆ 환경 경영(E)과 사회적 책임 경영(S)
GS리테일의 ESG 행보는 사실상 올해부터 시작됐다. 지난 3월 ESG 평가 A등급을 목표로 허연수 대표이사를 위원장으로 하는 ESG평가 추진위원회를 출범시키면서다. 

당시 GS리테일은 ▲환경경영인증(ISO14001) 취득 ▲친환경 상품 개발 및 포장재 도입 확대 ▲동반성장지수 '최우수' 등급의 유지 ▲ESG 활동 보고서의 반기 1회 이사회 보고 등 협의체 활동을 통해 ESG 평가에서 종합 A등급을 받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이후 GS리테일은 지난 5월 한국기업인증원으로부터 'ISO14001' (이하 환경경영시스템)과 'ISO9001'(이하 품질경영시스템)인증을 동시에 획득했다. 약 2개월 만에 첫 번째 목표를 달성한 것이다. 

이에 힘입어 통합 GS리테일은 친환경 사업 추진 영역을 별도로 선정하고 기업 핵심 사업축으로 집중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대표적인 예시가 올해 편의점 최초로 출시한 무라벨 PB생수와 친환경 생분해 빨대를 확대도입한 것이다. GS리테일은 얼음컵, 도시락, 원두커피 컵에 이어 소비량이 많은 상품 용기를 대상으로 친환경 또는 재활용이 용이한 소재로 변경하겠다는 전략이다. 

점포와 관련된 친환경 사업도 추진한다. GS리테일이 자체 개발한 '원격 점포관리시스템'은 1만점 이상의 GS25 매장에 설치돼 120억원 이상의 에너지 절감 효과를 창출하고 있다. 음식물 쓰레기의 부피를 최대 99%까지 줄이는 '미생물 분해를 통한 소멸식 음식물 처리기'도 도입한다. 이를 시작으로 매장의 음식물 쓰레기를  친환경적인 방식으로 처리하는 프로세스를 갖춰 나간다는 계획이다. 

사회책임 경영 활동으로는 중소제조업체와 상생을 꾀하고 있다. 브랜드 파워를 보유한 자체상표(PB) '유어스'를 중소제조업체와 협업해 상품화하고 판로를 열어주는 방식이다.  

통합 GS리테일의 첫 ESG 행보도 사회책임 경영 활동의 확대였다. GS리테일은 지난 4일 현대기술투자가 운용하는 '현대-GS리테일 Agro-Bio3호 펀드'에 투자자로 참여한다고 밝혔다. 해당 펀드는 장래가 유망한 농림·축산 벤처기업 중 친환경·친바이오 등 ESG강화 활동을 통한 지속 가능 경영을 실천하는 20여곳을 발굴하고 투자를 집행하는 목적으로 8년간 운용된다.

또한 GS리테일은 이번 펀드를 통해 발굴된 우수 기업의 상품을 약 1만5000여개의 오프라인 점포와 온라인 몰 등에서 취급하거나 수출 지원을 통해 국내외 시장으로 판로 확대 기반을 마련, 동반성장을 꾀한다는 계획이다. 

GS리테일 관계자는 "ESG 활동을 최우선 경영 가치로 삼고 ESG경영 역량을 강화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GS리테일의 모든 임직원과 전국 1만5000여 경영주를 ESG 전도사로 육성해 국민들의 착한 소비를 독려하는 한편 지역 환경을 보호하는 수호자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했다.

허연수 GS리테일 부회장(사진 왼쪽)과 GS25 매장 모습 (사진=GS리테일 홈페이지 갈무리)
허연수 GS리테일 부회장(사진 왼쪽)과 GS25 매장 모습 (사진=GS리테일 홈페이지 갈무리)

◆ GS리테일, 지배구조(G) 개선은?
지배구조(G) 개선의 쟁점은 '인권 경영'이다. 임직원들의 인권을 생각하고, 모든 구성원의 의견이 반영되는 투명한 지배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GS리테일은 지난해 11월부터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 선출해 경영 투명성을 제고하고있다. 이사회의 독립적인 의사결정 능력을 확보하고 오너 1인의 의견이 과도하게 확대되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또한 전자투표제를 도입, 주주 의결권 기회를 확대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GS리테일은 이렇다 할 지배구조 개선 변화가 없어 ESG 경영에서 환경 경영(E)과 사회적 책임 경영(S)에 비해 지배구조(G)에 대한 혁신이 다소 약하다는 평을 받아왔다. 

그런데 통합 GS리테일 출범과 동시에 눈에 띄는 변화가 이뤄졌다. GS리테일 이사회에 여성 이사가 등장한 것이다. GS리테일 이사회 현황에 따르면 GS리테일은 지난 1일 최초 여성 이사인 윤종원 회계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당초 GS리테일의 이사회 전원은 남성으로 구성됐으며 한 번도 여성을 이사로 선임한 사례가 없었다.

기업의 등기이사는 정기적으로 이사회에 참석해 의결권을 행사하는 임원이다. 즉 여성 등기이사의 비율이 낮거나 아예 부재하다는 것은 기업의 주요 의사 결정에 여성이 참여할 기회가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에 이번 윤종원 회계사 이사 선임으로 그동안 보이지 않는 '유리천장'이었던 GS리테일 이사회의 벽이 무너졌다는 평이 나온다.

또한 그간 GS리테일이 갖고 있던 성차별 이미지도 다소 해소됐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GS리테일은 지난 4월 한 가맹점주가 채용공고 지원 자격에 '페미니스트가 아니한 자'를 명시한 사실이 알려져 여성 차별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를 ESG의 행보가 아닌, 법 개정에 따른 변화라는 시선도 있다. 지난해 8월 시행된 자본시장법 개정안에 따라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들은 여성 이사 선임이 필수가 됐기 때문이다. 해당 법의 골자는 이사회 구성원이 특정 성으로 구성되지 않아야한다는 것으로 대상 기업들은 내년 8월까지 이사회에 여성 이사 1명을 포함시켜야 한다. 

이에 업계 관계자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에 따라 GS리테일을 포함한 상장사들이 여성 이사 1명 이상을 포함시켜야 하는 상황은 맞다"면서도 "다만 필수적으로 선임 해야 하는 기한이 아직 넉넉한 내년 8월이고, 통합 GS리테일 출범에 맞춰 여성 이사가 선임 됐다는 사실에 미뤄보아 지배구조 개선의 의지로 해석하는 게 더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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