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주주 지분 28.41% 매각 추진
강점은 공연·티켓 예매 1위, 2000억원대 이하의 예상 매각가
롯데·네이버·카카오 인수 후보군 거론
사모펀드만의 인수전 또는 매각 철회 가능성도

인터파크 CI. 사진=인터파크

[증권경제신문=최은지 기자] 신세계그룹 이마트가 이베이코리아 인수의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는 가운데, 국내 1세대 이커머스 대표 주자인 인터파크(035080)가 새롭게 인수합병(M&A) 시장에 등장했다. 

다만 아직까지 인터파크 인수에 선뜻 참여 의지를 밝힌 기업은 부재해 인수전의 흥행 가능성은 다소 희미하다는 평이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인터파크의 창업주이자 최대주주인 이기형 인터파크 대표이사 및 특수 관계인은 최근 NH투자증권을 자문사로 정하고,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이 대표이사와 특수관계인의 인터파크 지분은 28.41%로 알려졌다. 현재 회사의 시가총액은 4536억원(12일 종가 기준)으로, 28% 지분 가치는 약 1284억원이다. 

◆인터파크, 어떤 기업이었나 
인터파크는 1997년 설립된 국내 원조 1세대 이커머스 업체다. 창업자인 이기형 대표가 데이콤 사내벤처 육성제도로 출범, 대한민국 최초의 온라인 종합 쇼핑몰로 서비스를 개시했다. 

인터파크는 여행, 엔터, 쇼핑, 도서 등 다방면에서 영향력을 키워왔지만 2005년 이베이가 옥션을 내세워 국내 시장에 등장하고, 다양한 유통사들이 자체 쇼핑몰을 출범하면서 입지가 약해졌다. 특히 지난 2008년 알짜 자회사인 G마켓을 이베이코리아에 매각하면서 이커머스 시장에서 점유율은 2%대로 크게 하락했다. 

이후에는 여행과 공연 티켓에 주력했다. 그 결과 인터파크는 현재 공연 및 티켓 예매 시장에서 70%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이는 공연이나 스포츠 경기를 보러 간 10명 중 7명은 인터파크에서 예매를 진행했다는 의미다. 

이에 업계에서는 인터파크와의 시너지 창출을 위해서는 이미 공연과 관련해 추진 중인 사업이 있거나, 해당 분야에 진출할 의지가 있는 기업이 인수할 것이라 보고 있다. 특히 백신 접종이 확대되고 회복 국면에 접어들 경우 억눌렀던 여행·공연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투자할 가치가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가격에 대한 강점도 있다. 업계는 인터파크의 예상 매각가를 1600억원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이커머스 시장에서 2000억원 미만 가격대에 특화된 강점을 갖고 있는 기업을 인수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며 "또한 코로나 이후 수혜를 받을 것이라는 사실은 거의 확실한 편"이라고 말했다. 

◆인터파크 인수전, 인수 분위기는 '흐림' 
현재까지 시장에서 거론되는 인터파크 인수 후보군은 최근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고배를 마신 롯데, 그리고 IT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다. 

우선 롯데는 최근 이커머스 사업 강화에 힘을 쏟고 있으면서, 동시에 호텔과 면세 사업, 공연 및 여행 등과 관련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관련 시너지를 충분히 낼 수 있을 것이라는 평이다. 일례로 롯데는 '샤롯데시어터'라는 자체 공연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티켓 예매 시스템은 멜론 티켓을 이용하고 있다. 

다만 롯데의 관심은 현재 실적이 부진한 롯데온 경쟁력 강화에 집중돼 타 사업군과 연계될 가능성이 높은 인터파크에 관심이 적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롯데는 인터파크 인수전 참여와 관련해 "현재로서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기존 플랫폼 사업자의 인수 가능성도 점쳐진다. 인터파크를 인수한 이후 해당 서비스를 특화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네이버는 현재 항공·여행 상품을 판매하는 오픈 마켓을 운영 중이다. 이에 인터파크 인수시 관련 상품을 소비자에게 직접적으로 연결해 줄 수 있어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카카오는 공연 사업을 확장할 수 있게 된다. 카카오의 자회사 멜론은 공연 예매 플랫폼 '멜론 티켓'을 운영하고 있다. 이에 인터파크 인수시 공연 예매 플랫폼의 강자로 확실한 입지를 굳힐 수 있다는 평이다. 

다만 이들도 인터파크 인수 참여 의지는 불확실하다. 네이버와 카카오 모두 이번 인터파크 인수와 관련해 "검토 중인 사항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이러한 흐름에 일각에서는 인터파크의 인수전이 사모펀드 간의 경쟁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실제로 이보다 앞서 M&A 시장에 나온 배달앱 2위 요기요의 인수전에는 신세계그룹과 롯데그룹 등 대기업의 참여가 불발되면서 인수 후보군으로 MBK파트너스, 어피너티에쿼티, 퍼미라, 베인캐피털 등 사모펀드들만 남은 상황이다. 

마땅한 후보군이 등장하지 않을 경우, 인터파크 매각 자체가 철회될 가능성도 있다. 강동화 인터파크 대표이사는 지난 13일 임직원에게 보낸 CEO 메시지를 통해 "우리는 지금 우리 사업과 서비스를 보다 큰 폭으로 성장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드는 파트너를 찾는 과정을 거치고 있는 것"이라며 "우리 역시 혼자의 힘이 아닌 연대와 결합을 통해 자본력과 경쟁력을 보강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만약 우리의 기준을 충족하는 파트너가 없다면 그 때는 다시금 우리의 모습을 재정비하고 호흡을 가다듬어 우리만의 길을 가게 될 것"이라고 매각 철회 가능성도 열어뒀다. 

한편 인터파크가 매각을 추진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인터파크의 주가가 연일 상승세다. 14일 오후 1시 10분 기준 인터파크의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26.08% 상승한 8750원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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