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삼다수 광고. 사진=제주도개발공사
제주삼다수 광고. 사진=제주도개발공사

[증권경제신문=최은지 기자] 국내 생수시장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부동의 1위 제주 삼다수가 새 유통 대리인 찾기에 나선다. 특히 이번 입찰에는 소매와 비소매 판권이 통합됨에 따라 삼다수의 3000억원 규모 매출을 단독 확보할 수 있어 유통업체 간 치열한 경쟁 구도가 전망된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제주특별자치도 개발공사(이하 공사)는 이날부터 이틀간 삼다수의 제주도 외 위탁 판매 동반 협력사 공개 모집 입찰 접수를 진행한다. 계약 기간은 4년(2021년 12월 15일~2025년 12월 31일)이다.

지원 자격은 식품·음료·먹는 샘물 중 한 가지 이상 유통업을 영위하며 제주도를 제외한 국내에서 먹는 샘물 도소매 직접 유통이 가능해야 한다. 공사는 제안사 간의 경쟁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오는 9월 우선 협상자를 정한다는 방침이다. 

당초 삼다수 위탁판매는 1996년부터 2012년까지 농심이 맡았고, 이후에는 광동제약이 판권을 따내 유통했다. 이어 2017년부터는 소매는 광동제약이, 비소매(숙박업소, 고속도로휴게소, 자판기) 유통은 LG생활건강이 맡았다. 다만 이번 입찰부터는 분리했던 소매와 비소매 부문을 합치기로 결정하면서 판권 확보가 더 치열해졌다는 평이다. 

◆ 판권 계약 입찰...유력 후보자는?
업계에서는 현재 삼다수 판권 계약을 맺고 있는 광동제약과 LG생활건강 모두 이번 입찰에 적극 참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판권을 놓치게 될 경우 매출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광동제약은 제약사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전체 매출 1조2437억원 중 2432억원이 삼다수의 매출로 나타났다. 삼다수 판권을 놓치면 30.6%의 매출을 잃게 되는 것이다. 이에 광동제약은 올 초부터 조직 개편을 단행하는 등 판권 계약 연장에 대한 강한 열의를 드러내왔다. 제주삼다수의 영업ㆍ마케팅 관련 부서를 생수영업부문으로 통합해 제주개발공사와의 협업을 체계화한 것이다. 

LG생활건강 역시 삼다수를 포함한 음료 매출이 지난해 1조51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 증가하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코카콜라, 평창수 등 음료 유통망을 확보해온 만큼 삼다수의 소매 유통 판권을 확보하면 더우 큰 매출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다만 LG생활건강 측은 입찰 참여 여부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이 외에도 과거 삼다수 판권 경쟁에 뛰어든 전력이 있는 롯데칠성음료도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롯데칠성음료는 판권 확보 시 자체 브랜드인 아이시스와 함께 생수 업계에서의 입지를 강화할 수 있다. 아이시스는 생수시장 2위 업체로, 1위인 삼다수의 판권을 확보하면 롯데칠성음료는 생수 시장에서 독보적인 1위 사업자로 자리매김한다.  

2012년까지 삼다수 유통을 맡아 시장 안착을 이끌었던 농심은 이번 판권 입찰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공사와의 삼다수 판권 계약에서 손을 뗀 이후 2013년 선보인 자체 생수 브랜드 백산수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편 삼다수 판권 경쟁이 치열한 근본적인 이유는 고정적인 매출 확보가 가능해서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삼다수는 수년째 점유율 40% 대를 유지하고 있는 시장 1위 제품이다. 2위인 롯데 아이시스(약 14%), 3위 농심 백산수(8.6%)와 점유율 차이가 상당하다. 

또한 삼다수 매출은 2016년 2415억원에서 지난해 2835억원으로 4년만에 약 400억원(17.4%) 성장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했으며, 올해 총 매출은 30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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