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콕족 수요에 지난해 인테리어·리모델링 시장 규모 41조5000억원
사업 다각화 전략···기존 유통 채널과 시너지 기대

한샘 사옥 전경. 사진=한샘
한샘 사옥 전경. 사진=한샘

[증권경제신문=최은지 기자] 롯데쇼핑(023530)이 사모펀드와 함께 국내 1위 가구·인테리어 기업인 한샘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업계 관심이 그 배경에 쏠리고 있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롯데쇼핑은 사모펀드 IMM프라이빗에퀴티(IMM PE)와 함께 한샘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지난 1일 공시를 통해 "IMM PE에서 검토 중인 한샘 경영권 인수와 관련해 신설 사모펀드(PEF)에 출자를 검토하고 있다"며 "향후 구체적인 사항이 결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내에 재공시하겠다"고 말했다.

당초 한샘은 최대 주주인 조창걸 명예회장과 특수관계인 7명이 보유하고 있는 보통주(30.21%)와 경영권을 IMM PE에 양도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양도 가격은 1조5000억원으로 전해졌다. 

이에 IMM PE는 절반가량을 인수 금융으로 조달, 나머지는 전략적 투자자(SI)를 통해 확보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롯데가 전략적 투자자 중 하나로 거론된 것이다. 롯데의 인수 형태는 IMM PE가 한샘을 위해 설립하는 특수목적법인(SPC) 지분 일부를 보유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 M&A 기업 찾아 나선 롯데, 신성장 동력 중 하나는 '리빙'
롯데쇼핑이 한샘 인수를 검토하는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일명 ‘집콕족’이 늘어 가구·인테리어업계가 호황을 누리며 리빙 시장이 급성장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해 국내의 인테리어·리모델링 시장 규모는 41조50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샘도 올 상반기에만 연결 기준 매출액이 1조1217억원을 달성하며, 전년 동기 대비 10.9%, 영업이익은 529억원으로 32.9% 증가하며 수혜를 입었다. 

업계 관계자는 "가구 시장이 지난해에만 전년 대비 1.5배가량 성장하며 부가적인 리빙 콘텐츠의 중요성이 대두됐다"며 "이미 가구업계에서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갖고 있는 한샘의 인수는 성공적인 성장 동력 확보의 지름길이나 다름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경쟁사가 모두 리빙 기업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현재 현대백화점그룹과 신세계그룹은 각각 가구 브랜드 리바트와 까사미아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2012년에 리바트를, 신세계백화점은 2018년에 까사미아를 인수했다.

이에 롯데쇼핑은 한샘과 손을 잡고 본격적인 경쟁 구도를 확립할 것이라 게 업계의 관측이다. 롯데는 이를 통해 사업 다각화는 물론 롯데쇼핑의 온·오프라인 유통망을 활용하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전망이다. 

롯데쇼핑이 최근 신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인수·합병(M&A) 시장에 몰두하는 분위기라는 점도 한샘의 인수를 적극 검토하는 데 한몫했을 것이란 평가다. 실제로 롯데쇼핑은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신 뒤, 향후 M&A를 비롯한 다양한 협업을 추진하면서 차별화된 가치 창출 방안을 모색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시장에서는 기업 매물이 나올 때마다 인수 후보자로 롯데쇼핑을 빠짐없이 거론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한번 준비했기에, 또 다른 기업 인수에 곧바로 사용할 수 있는 실탄이 충분하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쇼핑의 올해 상반기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3조 17억원으로 확인됐다. 

업계 관계자는 "이베이코리아의 몸값이 '승자의 저주' 우려를 불러올 정도로 높다는 평가도 있다"며 "차라리 여러개의 중간급 기업을 인수하는 방법이 성장에는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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