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이튼, 미국·유럽 SBC 시장점유율 1위 기업으로 최고 기술력 보유
M&A로 확보한 800여개 특허 활용해 핵심 소재 국산화 나설 계획

미 오하이오 주 벨프레(Belpre)에 위치한 크레이튼 SBC 생산 공장 (사진=DL이앤씨 제공)

[증권경제신문=길연경 기자] DL케미칼이 신성장 사업을 본격화하고 글로벌 석유화학회사로 도약하기 위해서 DL그룹 역대 최대 규모 기업 인수에 나섰다.

DL케미칼은 지난 27일 이사회를 열고 미국 석유화학회사인 크레이튼(Kraton) 지분 100%를 주당 46.5달러, 총액 16억 달러(약 1조 8800억원)에 인수하기로 의결했다고 28일 밝혔다.

크레이튼은 폴리머와 케미칼 2개 사업부로 구성돼 있다. 미국과 유럽 등 전세계 주요 시장에서 13개 생산공장과 5개 R&D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총 매출액은 15억 6300만 달러, 조정 상각전영업이익은 2억 62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크레이튼 폴리머 사업 주력제품은 스타이렌블록코폴리머(SBC)로 미국과 유럽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SBC는 위생용 접착제와 의료용품 소재, 자동차 내장재, 5G통신 케이블 등에 활용되는 첨단 기술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이 회사는 소나무 펄프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정제해 화학제품을 만드는 최대 규모 바이오 케미칼 회사로도 유명하다. 바이오 케미칼 생산 능력은 연 70만톤으로 바이오 디젤 같은 친환경 연료부터 고기능성 타이어 재료, 친환경 접착제 등 소재를 생산하고 있다.

DL케미칼은 이번 인수로 단숨에 미국과 유럽 1위 SBC 제조 및 최대 규모 바이오 케미칼 회사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며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외형 확장에 성공했다. 이를 통해서 전통적인 석유화학기업에서 고부가가치 스페셜티 및 바이오 케미칼 시장 글로벌 석유화학 선도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또 스페셜티 합성고무 및 점접착제 시장 진출이라는 중기 전략 목표에도 한걸음 더 다가서게 됐다. DL케미칼은 중기 전략 실행 첫번째 단추로서 2020년 크레이튼 수술장갑용 합성고무 사업부문인 카리플렉스(Cariflex)를 인수했다. 올해 6월 카리플렉스 브라질 공장 증설작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으며, 인수 1년만인 올해 기대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DL케미칼이 주목한 것은 800여개 이상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크레이튼 독보적인 기술력이다. 이 회사는 지난 1965년 세계 최초로 SBC 상업 개발에 성공했다. 이어서 1972년 SBC에 수소를 첨가해 내열성 및 내화학성이 우수한 수소첨가 SBC(HSBC)를 최초로 개발하며 최고 수준 기술력과 제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DL케미칼은 이번 인수로 확보한 특허를 활용해 핵심 소재 국산화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그동안 석유화학 신소재 분야는 소수 선진국들이 주도, 해외 기술 및 수입 의존도가 높았다. DL케미칼은 기술개발을 통해 원천기술을 추가로 확보하고 투자확대를 통해서 신소재 산업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DL케미칼은 자체 보유하고 있는 현금과 차입매수 방식을 활용한 인수금융으로 필요자금을 조달할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 안으로 모든 인수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상우 DL케미칼 부회장은 "DL케미칼은 크레이튼이 현재 개발하고 있는 혁신 제품들을 조기에 상업화하는 한편, DL케미칼 공정운영 및 설비관리 역량을 접목해 크레이튼 수익성을 한 단계 향상 시킬 것"이라고 설명하며 "이번 인수로 미국과 일본, 독일 등 소수 기술선진국이 글로벌 공급망을 독점해온 핵심 기술 국산화와 함께 고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아시아 시장에 대한 투자확대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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