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은 메타버스 역량· 오프라인은 VIC마켓 확장

심즈4에 세워진 롯데백화점 동탄점. 사진=롯데쇼핑

[증권경제신문=최은지 기자] 롯데쇼핑(023530)이 '위드 코로나 시대'를 맞아 미래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한 새 판을 짜고 있다. 온라인으로는 가상세계를 통해 소비자를 만나는 메타버스 역량을 키우면서, 오프라인에서는 창고형 매장 VIC 마켓을 확대하는 극과 극 행보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최근 메타버스(Metaverse)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7월 하반기 롯데 사단장 회의(VCM)에서 메타버스를 신성장동력 중 하나로 제시했기 때문이다.  

메타버스란 초월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세계·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현실과 연동된 가상의 세계를 의미한다. 최근 아바타를 통해 서로 소통하고 소비하며 현실 세계와 가상세계를 연동하는 개념으로 확장되고 있다. 

특히 메타버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외출이 어려워지면서 급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메타버스 시장 규모는 460억달러(약 52조원)로 추정되며 2025년까지 2800억달러(약 316조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약 5년만에 508%가량 성장하는 셈이다.  

특히 롯데는 네이버가 운영 중인 이용자 2억명 규모 제페토 대신 유명 PC 게임에 가상 콘텐츠를 만들고 유저의 참여를 유도하는 독자 행보를 구축하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심즈4' 속에 자리 잡은 롯데백화점 동탄점이다. 

롯데백화점 MZ프로젝트팀은 최근 일렉트로닉 아츠(EA) 게임 '심즈4' 내에 롯데백화점 동탄점을 가상으로 구축하고, 내부 공간 중 일부를 꾸밀 콘텐츠를 공모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약 보름간 진행된 'Neo 꾸며봐 동탄' 콘텐츠 챌린지엔 이용자 140여명이 참여했다는 후문이다.   

지금은 PC게임에 가상 콘텐츠를 만드는 수준이지만, 롯데만의 메타버스 세계를 구축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계열사 롯데정보통신이 지난 8월 비전브이알을 인수했다는 이유에서다. 비전브이알은 VR 영상에서 사용자 시선과 행동에 따라 주위 인물 행동, 상황을 바꾸는 기술을 보유한 곳으로 메타버스 세계 구현에 알맞다는 평이다.  

롯데마트가 VIC마켓의 공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선다. 사진=롯데마트
롯데마트가 VIC마켓의 공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선다. 사진=롯데마트

오프라인에서도 큰 변화가 이뤄진다. 롯데쇼핑이 창고형 할인점 VIC 마켓의 공격적 사업 확장을 선언한 것이다.  

당초 VIC 마켓은 업계 안팎에서 철수 절차에 돌입했다는 관측이 나온 사업이다. 롯데쇼핑이 지난해 이사회를 통해 '빅마켓 회원제 변경 및 사업 철수의 건'을 가결하고 유료회원제를 무료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점포 수도 줄어드는 추세였다. VIC 마켓은 지난 2012년 1호점을 시작으로 점포를 5개까지 늘렸지만, 실적 부진 점포 3점을 폐점해 현재는 금천점과 영등포점 2곳만 운영 중이다.  

그러나 롯데쇼핑의 입장은 약 1년여 사이에 코로나19 사태로 반전됐다. 창고형 할인점 사업이 오프라인을 기반을 하고 있는 유통사업 중에서도 다른 업태에 비해 여전히 오프라인으로서의 경쟁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 것이다. 대용량 상품과 글로벌 상품의 경쟁력이 코로나 시대와 맞물려 인기를 끌었다는 게 롯데쇼핑의 설명이다. 

실제로 국내 할인점 시장을 일반 대형마트라고 불리는 하이퍼 형태와 창고형 형태로 나눠 연도별 비중을 살펴보면(각 사 공시 매출기준), 2018년에는 하이퍼 77.8%, 창고형 22.2% 였던 매출비중이 지난해에는 하이퍼 74.7%, 창고형 25.3%로 창고형 할인점의 비중이 증가했다. 이에 힘입어 VIC 마켓의 금천점과 영등포점도 지난해 20% 대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마트는 우선 내년 초 목포점과 전주 송천점, 광주 상무점을 VIC 마켓으로 전환해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초기에는 기존 롯데마트의 하드웨어를 변경해 판매 방식을 바꿔 초기 위험 부담을 줄이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사실상 롯데마트 일부가 간판을 빅마켓을 바꿔 다는 것인데, 이 경우 동일 수준의 서비스만 보장되면 기존 고객의 손실을 막을 수 있다.  

출점 지역 또한 경쟁사의 창고형 할인점이 출점하지 않은 호남권과 창원 지역으로 우선 선정했다. 창고형 할인점의 이용 경험이 적은 지역에 새로운 쇼핑 체험을 제공해 시장을 선점해 나가겠다는 이유에서다. 이후 2023년에는 경쟁사가 많은 수도권에 진입해 창고형 할인점을 20개 이상의 점포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창고형 할인점은 여전히 매력있는 오프라인 유통업태라고 판단해 사업을 확장을 결정했다"며 "새로운 상품으로 고객가치를 지향하는 창고형 매장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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