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성수점. 사진=이마트
이마트 성수점. 사진=이마트

[증권경제신문=최은지 기자] 신세계그룹 이마트가 G마켓과 옥션을 운영하는 1세대 이커머스 이베이코리아 인수 절차를 마무리하면서, 단숨에 이커머스 업계 2위로 올라서게 됐다. 

15일 신세계그룹 이마트에 따르면 이날 이마트는 에메랄드SPV를 통해 이베이코리아 유한책임회사의 100% 모회사인 아폴로 코리아 유한회사 지분 80.01%를 취득할 예정이다. 취득가액은 3조5591억원이다. 

에메랄드 SPV는 이마트가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회사다. 이에 따라 이베이코리아는 이날을 기점으로 이마트 종속회사로 편입되며, 이마트 부문 내 온라인 비중은 50%에 달하게 된다. 

◆이마트의 이커머스, 시장 지배력은?
앞서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이마트와 이베이코리아의 인수·합병(M&A)을 승인했다. 이마트와 이베이코리아 M&A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적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공정위에 따르면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은 161조원 규모로 네이버 쇼핑이 17%, 쿠팡이 13%, 이베이코리아가 12%, 11번가가 7%를 구성하고 있다. 이에 점유율 3% 수준인 SSG닷컴과 이베이를 단순 계산으로 합산하면, 신세계그룹의 비중은 16% 2위에 올라서게 된다. 

이는 큰 점유율 변화라고 볼 수도 있지만, 타 국가와 비교하면 양호한 수준이다. 미국의 경우 아마존이 47%, 중국의 경우 알리바바가 56%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국내에서는 절대 강자가 없다는 점에서 향후 이커머스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은 지속적으로 심화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실제로 강희석 이마트 대표는 지난 6월 임직원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이베이코리아 인수는 미래 유통의 절대 강자로 거듭나기 위한 것"이라며 "압도적인 경쟁력으로 쿠팡을 비롯한 주요 이커머스 경쟁사를 넘겠다"고 1위 달성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우선 신세계는 이베이코리아 인수로 사업 중심축을 온라인으로 전환하는 데 속도를 낼 전망이다. 다만 당장 물리적 합병을 추진하기보다 G마켓과 옥션, G9 등의 사이트를 별도 운영하면서 협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일례로 혈맹을 맺은 신세계와 네이버의 협업 일환으로 SSG닷컴이 네이버 장보기에 입점한 것처럼, 이베이코리아에 입점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이와 더불어 이커머스 경쟁력 핵심인 물류 강화에도 속도를 낸다. 신세계는 이베이 인수를 발표하면서 4년간 1조원 이상을 온라인 풀필먼트 센터에 집중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그룹 내의 오프라인 거점 또한 온라인 물류 전진기지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신세계는 "당일 배송 등을 통해 셀러 경쟁력의 향상은 물론, 이베이코리아의 대량 물량을 기반으로 센터 가동률을 높여 투자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베이코리아의 거래액은 2020년 기준으로 17조 원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누가 먼저 '적자' 벗어날까 
이커머스 시장이 네이버·쿠팡·신세계 3강 구도로 재편됐지만, 사실상 업계가 점치는 이마트의 경쟁 상대는 쿠팡이다. 신세계가 네이버와는 '혈맹'을 맺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올초 신세계와 네이버는 2500억원 규모의 지분을 맞교환하고 온·오프라인 유통시장 공략을 위한 연합군을 결성했다. 

이에 따라 최근엔 SSG닷컴이 네이버 장보기에 입점하는 다소 파격적인 협업이 진행되기도 했다. 네이버 쇼핑 장보기 카테고리에 기존 홈플러스, GS프레시몰 등과 함께 이마트몰이 노출되는 방식으로, SSG닷컴의 쓱배송과 동일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쿠팡과 경쟁에서의 관건은 '적자 탈출 시점'이다. 쿠팡은 올해 3분기 영업손실이 3억1511만 달러(약 371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887만 달러 늘었다. 이에 대해 쿠팡은 코로나19 관령 방역 인건비와 운영비로 9500만 달러를 투입한 결과라고 설명했지만, 쿠팡은 계속해서 투자를 단행하고 있기에 운영비 부담이 쉽게 줄어들지 않을 것 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SSG닷컴도 3분기 거래액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며 외형 성장에 성공했지만, 영업손실 또한 38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배 늘어나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커머스 시장에서 자리를 잡기 위해 전국 단위 물류 인프라를 확충하고 IT 개발 인력도 대거 충원했기 때문이다. 이마트 또한 경쟁력 강화를 위해 2025년까지 온라인 물류 센터를 70개까지 늘린다는 계획으로 자금 부담은 지속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독과점 업체가 없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는 필연적으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 중요한 것은 사업의 외형을 키우는 데만 몰두하는 것이 아니라, 적자를 축소하는 방안도 함께 구상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사업의 외형을 키우기 위한 투자를 단행했다가 성과가 따라오지 않을 경우 큰 자금 낭비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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