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S&I 매각은 일감몰아주기 규제 위한 선제 대응?

[증권경제신문=길연경 기자] GS건설(006360, 대표 임병용)의 LG S&I건설 인수 협상이 막바지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S&I건설 주요 발주처인 LG그룹사들이 대규모 신규투자 확대를 계획하고 있어, GS건설 실적에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매각이 성사되면 LG그룹과 GS그룹 간 상호 인수합병(M&A) 사례가 된다.

지난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LG S&I 건설부문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GS건설은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를 재무적투자자(FI)로 결정한바 있다. 4000억원에 달하는 인수 금액 중 3000억원을 GS건설이 출자하고, 1000억원은 글랜우드PE가 낸다.

글랜우드PE는 이번 인수에서 크레딧 펀드 신설 후 첫 거래를 한다. 사모신용펀드(PCF) 부문 글랜우드크레딧 대표로 이찬우 대표를 영입했다. 글래우드PE는 '카브아웃(carve-out) 거래'에 특화됐다는 평가다. SKC코오롱PI, GS에너지 서라벌도시가스·해양에너지, CJ올리브영 소수 지분 인수 등이 대표적이다.

이번 거래를 통해 GS건설과 글랜우드PE는 S&I 건설의 경영권 지분 60%를 인수하며 내년 초까지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및 잔금 납입을 완료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앞서 S&I코퍼레이션은 LG가 지분 100% 보유한 완전 자회사로, 기존 건설사업부문과 건물관리(FM)사업부문 지분 매각을 위해 물적분할을 실시했다. 이후 지난 10월 LG는 S&I건설, S&I FM 지분 매각을 위한 협상을 각각 GS건설, 맥쿼리자산운용(PE)과 진행했다. S&I건설과 S&I FM 지분 매각이 완료되면 S&I코퍼레이션에는 리조트와 골프장 등을 운영하는 레저사업부문 등만 남게 된다.

S&I건설은 LG 계열사의 첨단공장시설, 석유화학 플랜트, 연구시설 등 높은 보안성이 요구되는 공사들을 담당한다. 사업 특성상 보안 유지가 필요한 만큼 우호적 관계인 GS그룹 계열사 GS건설이 유력한 인수후보로 거론됐었다.

LG그룹이 S&I코퍼레이션 사업부문을 쪼개 매각에 나선 것은 일감 몰아주기 규제 강화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라는 분석이다.

오는 12월 개정 공정거래법 시행에 따라 총수 일가 사익 편취 규제 대상은 현행 총수 일가 지분 30% 이상 상장사와 20% 이상 비상장사에서 상장 여부와 관계없이 총수 일가 지분 20% 이상 회사와 이들 기업이 지분을 50% 이상 보유한 자회사로 확대된다. 현재 LG는 총수 구광모 회장이 최대주주인 LG를 통해 S&I코퍼레이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어 규제 대상에 포함된다.

GS건설이 S&I건설 인수시 신사업 하나를 얻는셈 돼 회사 실적에 호재라고 할 수 있다. GS그룹과 LG그룹은 지난 2004년 분할 당시 향후 5년간 각 그룹이 담당하는 동종 사업에 진출하지 않겠다는 협정을 맺어 겹치는 사업이 거의 없다.

S&I건설 지난해 매출은 6620억원, 세전이익은 794억원이었으며, 올해 상반기 매출은 2935억원, 세전이익은 148억원으로 적지 않다. 또 S&I건설 주요 발주처인 LG는 향후 LG전자,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LG디스플레이 등 신규투자 확대가 예상되고 있다.

S&I코퍼레이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LG 계열사와의 영업거래 규모는 올해 3분기 별도기준 누적 5800억원에 달한다. LG화학(2324억9900만원), LG전자(1308억1500만원), LG디스플레이(1416억3300만원), LG유플러스(736억1500만원)와의 상품매입 및 건설형 매출로 올해 3분기 누적 총 5785억6200만원의 거래가 발생했다.

GS건설 관계자는 "현재 인수 협상 진행중으로 공식적 답변이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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