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샘 사옥 전경. 사진=한샘
한샘 사옥 전경. 사진=한샘

[증권경제신문=최은지 기자] 한샘(009240)의 경영권 분쟁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대 주주인 테톤 캐피탈 파트너스 엘피(테톤)이 한샘의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소송을 제기하면서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샘은 테톤이 수원지법 안산지원에 오는 8일(이후 13일로 변경) 개최 예정인 임시주주총회와 관련, 주주총회 소집 절차와 결의 방법 적법성에 관한 사항을 조사하는 명목으로 검사인 선임을 요청하는 소송을 제기했다고 공시했다. 

당초 한샘은 이번 임시주주총회에서 1대 주주인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 측 현직 임원 4명을 포함한 7명의 이사를 선임하는 안건과 정관변경 안건을 다룰 예정이었다. 임시주총 공시 이후 테톤은 한샘에 사외이사 후보로 경북대 로스쿨의 이상훈 교수를 추천했으나 한샘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테톤은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를 통해 임시주총에서 사외이사 선임 안건에 반대 표를 던져야 한다고 피력했다. 비지배 주주들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는 독립적인 사외이사 선임이 이뤄져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테톤 측은 "한샘 창업주 일가가 보유 지분을 사모투자펀드 운용사인 IMM PE측에 매각할 당시, 시가의 100%에 해당하는 프리미엄을 받고 주당 22만원 이상의 가격으로 지분과 경영권을 매각했다. 이 과정에서 일반 주주들은 배제됐고 주가는 크게 하락했다"며 "이번 임시주총은 이러한 지배지분 매각 절차의 일환이다. 향후 한샘의 지배 구조를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주총"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화하고 주주 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회사 측에 사외이사 후보를 천거했으나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이번 임시주총에서 이사 후보 전부가 선임될 경우 향후 독립적인 이사 후보를 추천하는 것 자체가 상당 기간 원천봉쇄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한샘은 "회사 차원에서도 주주총회 소집 및 진행 관련 제반 프로세스를 투명하게 실시하고자 이미 주주총회 검사인 선임을 신청했다"며 "법적인 절차에 따라 대응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샘 1년 주식 차트. 사진=네이버 금융 갈무리
한샘 최근 1년간 주식 차트. 사진=네이버 금융 갈무리

◆제동걸린 한샘 매각…테톤, "소액주주들 권리 침해됐다"
사실상 테톤은 한샘 대주주 측의 매각 결정에 줄곧 반대하는 입장을 표해왔다. 일례로 테톤은 지난 9월 "최대주주와 주요 주주 간 충분한 상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법원에 매각을 반대하는 가처분 신청을 내기도 했다. 그러나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이후 지난 10월 대주주인 조창걸 한샘 명예회장은 한샘 주식 27.7%에 해당하는 보통주 652만주과 경영권을 IMM측에 1조4500억원으로 매각한다는 계약을 체결했다. 조 회장 측과 IMM의 매각 계약 종결 기일은 오는 31일이다. 

다만 매각 계약 체결 이후에도 테톤의 반대 입장은 변하지 않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매각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2대 주주와의 경영권 분쟁으로 인해 자칫하면 매각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테톤이 매각을 반대하는 이유는 한샘의 경영권 매각 과정에서 대주주의 기업가치 독식으로 인해 소액주주들의 권리가 침해됐다는 것이다. 이에 테톤은 ▲독립적 이사회 구성 ▲26.7% 자사주의 조속한 소각 ▲효율적인 자산분배 ▲모범적 기업구조헌장의 채택 등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IMM 측에 요구하고 있다.

실제로 IMM의 한샘 경영권 지분 취득 단가는 주당 22만2550원으로 매각 거래일 종가(11만6500원) 대비 91.03%가량 비싸다. 경영권 프리미엄만 7000억 원에 가까운 셈이다. 이에 반해 한샘 주가는 경영권 매각 발표 후 급락했다. 한샘의 주가는 매각방침 발표 직전(지난 7월 13일) 11만7500원에서 전날 종가 기준 8만9200원으로 떨어졌다. 이는 24.08% 가량 낮아진 수치다. 

한편 테톤 측의 주주 행동에 한샘도 주주 친화정책을 발표하며 마음 잡기에 나섰다. 한샘은 최근 내년 1분기부터 분기 배당을 실시하고 최소 연간 배당 성향을 50%로 상향 조정한다는 내용의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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