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 "교섭대상 아냐" vs 택배노조 "대화 회피"

파업 중인 민주노총 전국택배노조 CJ대한통운본부 조합원들이 18일 오후 반포대교에서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책임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파업 중인 민주노총 전국택배노조 CJ대한통운본부 조합원들이 18일 오후 반포대교에서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책임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증권경제신문=최은지 기자] 전국택배노조 CJ대한통운본부의 파업이 3주째 이어지며 장기화되고 있다. 설 명절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택배대란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CJ대한통운(000120)은 노조가 교섭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재차 강조하며 선을 그었다. 

CJ대한통운은 18일 오전 입장문을 내고 "현장에서 법과 원칙에 기반을 둔 합리적인 관계가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하며, 대리점연합회와 노조가 원만하게 대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CJ대한통운은 "파업 3주차에 접어들면서 국민 고통이 커지고 있다. 소비자들은 극심한 배송 불편을 호소하고 있고, 소상공인들은 고객 이탈과 매출 감소로 생태계를 걱정해야 할 처지에 내몰리고 있다. 일반택배 기사와 대리점의 피해는 물론 현장의 갈등도 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일반 택배기사와 대리점의 피해는 물론 현장의 갈등도 늘고 있다"며 "그동안 회사는 노조의 근거 없는 주장과 악의적 비방에 대해 유감의 뜻을 전하며 즉각적인 파업 중단을 요구해왔고, 지난 5일에는 국토교통부에 사회적 합의 이행에 대한 현장점검을 제안하면서 노조에는 최소 그 기간만이라도 사실 왜곡을 중단해 달라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CJ대한통운은 "그러나 노조는 합의 이행에 대한 회사의 노력을 폄훼하는 것은 물론 국민 고통은 아랑곳없이 투쟁 수위만 높이고 있다"며 "지금과 같은 투쟁이 지속된다면 국민들은 사회적 합의 이행과 과로 예방이 노조의 진짜 요구인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명분 없는 파업을 중단하고 택배 배송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사회적 합의를 지지하는 국민들의 성원에 보답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CJ대한통운은 ▲서비스 정상화를 위한 노력 ▲사회적 합의 이행 수준 높이기 ▲업계 최고의 소득과 최상의 작업 환경 유지 ▲대리점연합회와 노조간 원만한 대화 지원 ▲법과 원칙에 따른 현장 관리 등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교섭대상 아냐" vs "대화 회피"
이번 택배노조 파업은 지난달 28일 시작돼 이날로 3주차에 들어섰다. 파업이 장기화됨에 따라, 택배노조의 의견 피력 수준도 거세지는 양상이다. 택배노조는 지난 14일부터 100인 단식농성에 돌입했으며, 전날에는 설 배송대란을 막자며 CJ대한통운에 대화를 제안했지만 끝내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노조는 이날부터 조합원 2000여명이 상경해 이재현 CJ그룹 회장 자택과 한강다리, 시내주요지점 등에서 투쟁을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CJ대한통운이 노조와 대화를 하지 않는 것은, 전국택배노조 CJ대한통운 본부가 교섭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CJ대한통운은 택배대리점과 계약을 맺고, 택배대리점은 다시 개인사업자인 택배기사와 계약을 체결해 택배를 소비자들에게 배송하고 있다. 즉, 운청인 택배사와 택배기사 사이에는 아무런 계약관계가 없는 셈이다. 

이에 반해 택배노조는 사실상 실질적 사용자(고용인)인 CJ대한통운이 대화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계약 당사자가 아니라는 것은) 참으로 무책임한 입장이다. (택배)요금인상 주체도, 요금인상분을 이윤으로 가져가는 주체도 CJ 대한통운"이라며 "계속 '간접고용' 뒤에 숨어 책임을 회피한다면 설 택배 대란은 불가피하다. 노조는 택배 대란에 따른 국민불편의 책임이 CJ 대한통운 측에 있음을 분명히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들의 대치는 고스란히 소상공인들의 피해로도 이어지고 있다. 재료 수급‧물품 배송 등을 대부분 택배사에 의존하고 있는 소상공인들에게는 2~3일가량의 배송 지체도 치명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CJ대한통운의 경우, 노조 파업으로 하루 평균 40만건이 배송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설 명절을 앞두고 고객 이탈을 우려하는 택배기사들과의 갈등도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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