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24의 경쟁력 '주류특화매장ㆍ맛'

이마트24 코엑스몰 3호점. 사진=이마트24
이마트24 코엑스몰 3호점. 사진=이마트24

[증권경제신문=최은지 기자] 한국미니스톱의 새 주인이 롯데로 확정되면서 이마트24의 몸집 불리기에 제동이 걸렸다.

이마트24는 새 슬로건인 '딜리셔스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맛에 특화된 매장을 선보이는 등 차별화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업계는 이 또한 쉽지 않을 것이라는 반응이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롯데는 한국미니스톱 지분 100%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했다. 이에 롯데는 기존 편의점인 세븐일레븐과 함께 점포 수 2600여개인 미니스톱을 보유하게 되면서, 편의점 시장에서 한층 강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게 됐다.

이에 반해 마찬가지로 미니스톱에 관심을 보였던 이마트24는 뼈아픈 결과로 작용될 전망이다. 이번 인수에 따라 CU와 GS25, 세븐일레븐 등 상위 3개 업체들은 점포 수 1만개 이상을 기록하게 됐지만, 이마트24의 점포 수는 빅3 대비 절반 수준인 5169개 수준에 그쳤기 때문이다. 

특히 편의점 사업이 '규모의 경제'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인수가 절호의 찬스였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편의점 사업의 경우 규모가 커지면 운송, 상품조달, 기획 등 부문에서 비용 효율 극대화돼 수익구조가 좋아진다. 

업계 관계자는 "후발주자인 이마트24는 편의점의 근접 출점을 제한하는 자율 규약 때문에 상대적으로 점포 수 확대가 불리한 상황"이라며 "미니스톱을 놓쳤다는 건 사실상 점포 수를 크게 늘릴 수 있는 지름길을 놓친 셈"이라고 말했다. 

이마트24가 맛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사진=이마트24
이마트24가 맛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사진=이마트24

◆이마트24의 전략은? 
가장 큰 문제는 최근 편의점 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장을 융합하는 '퀵커머스' 사업에 몰두하고 있다는 것이다. 

퀵커머스란 고객이 상품을 주문하면 15분~1시간 만에 배송지로 상품을 배송해주는 즉시배송 서비스다. 편의점 업계는 1만여개의 오프라인 매장 수를 적극 활용,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변화하는 수요를 퀵커머스 서비스를 통해 사로잡겠다는 구상이다. 

실제로 롯데도 미니스톱 인수 사실을 밝히면서 "이번 인수를 통해 편의점 중심으로 근거리 상권을 겨냥한 퀵커머스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유통시장에서 미니스톱의 2600여개 점포와 12개의 물류센터를 확보하며 단기간 내 고객과의 최접점 거점을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다만 이마트24는 편의점 업계에 불고 있는 '퀵커머스' 전략에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방안을 모색해야 하는 실정이다. 상대적으로 점포 수가 적어 같은 전략으로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우선 이마트24는 당분간 특화매장으로 경쟁력 제고에 나설 전망이다. 특히 업계는 이마트24가 전체 매장 중 3600여개까지 주류 특화매장을 늘려 근거리 와인 구매처로 자리 잡은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마트24는 이러한 주류특화매장을 올해 4000개까지 확대해 접근성을 더욱 높여, 차별화된 매장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이마트24가 지난해 10월 발표한 '딜리셔스 아이디어'라는 새로운 슬로건도 주목할 사안이다. 딜리셔스 아이디어는 '1. 아주 맛있는', '2. 아주 기분 좋은'이라는 딜리셔스(delicious)의 사전적 의미를 기반으로, '맛있고 기분 좋은 경험'이 가득한 이마트24를 통해 고객이 이마트24를 찾도록 하겠다는 의지와 목표가 담겼다. 

이를 위해 이마트24는 신설된 딜리셔스 랩(Delicious LAB)의 구성원으로 호텔 쉐프, 파티셰 등 전문 인력을 영입하고 상품개발자(MD)가 기획한 상품의 맛을 업그레이드 하고 있다. 또 다양한 연령대 고객의 입맛을 잡기 위한 임직원 품평회도 대폭 강화했다는 설명이다. 관계사의 제품을 적극 활용하기도 한다. 이마트의 피코크나 조선호텔 밀키트 등 관계사의 제품을 이마트24에서 선보이는 방식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 또한 다른 편의점들도 비슷하게 추진하고 있는 사안이라 충분한 차별점을 찾기 힘들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의 핵심 경쟁력은 여전히 오프라인 점포 수라고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매년 재계약 대상 점포를 사수하기 위한 경쟁이 이뤄지는 것"이라며 "이마트24가 편의점 시장에서 뚜렷한 존재감을 갖기 위해서는 새로운 결단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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