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그룹이 동원엔터프라이즈와 동원산업의 합병을 추진한다. 사진=동원그룹
동원그룹이 동원엔터프라이즈와 동원산업의 합병을 추진한다. 사진=동원그룹

[증권경제신문=최은지 기자] 동원그룹이 지주회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와 동원산업(006040) 합병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소액 주주들이 '합병 비율 적절성'에 대해 의문을 표하면서 소송을 예고, 관련 논란이 커지고 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동원그룹은 지배구조를 단순화해 경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지주회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와 중간 지배회사 역할을 하고 있는 동원산업의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합병 작업이 마무리되면 지주회사였던 동원엔터프라이즈는 동원산업에 흡수돼 동원산업이 동원그룹의 사업지주회사가 된다. 또 StarKist Co.(스타키스트), 동원로엑스 등 손자회사였던 계열사들은 자회사로 지위가 바뀐다.

동원그룹은 "이번 합병을 통해 지배구조를 단순화해 빠르게 변화하는 외부 환경에 기민하게 대응하는 한편 투자 활성화를 통해 경영에 활력을 불어넣는 한편 주주의 이익을 극대화해 기업 가치를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합병 비율에 대한 적절성 논란이다. 동원그룹에 따르면 이번 합병 비율은 1대 3.84로 산정됐다. 즉 동원엔터프라이즈 1주당 동원산업 3.84주가 제공되는 셈이다. 이는 회사가 기업가치에 대해 비상장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는 자본시장법에 따른 공정평가 방식에 따라 2조원이 넘는 것으로 평가하고, 상장사인 동원산업은 시가 기준으로 약 9000억원대로 평가한 결과다. 

그러나 동원산업 소액주주들은 합병 비율 책정 과정에서 동원산업의 기업 가치가 과도하게 낮게 책정됐다는 입장이다. 동원그룹이 동원산업을 시가로 평가하며 산술평균주가(24만8961원)를 적용했는데, 주식시장에서 동원산업 주가는 저평가 상태였기에 제대로 된 기업가치를 받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이에 소액주주와 자산운용사들은 주주 대표 소송 등 공동 대응을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대주주에게만 유리한 비율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실제 합병 전 동원산업의 최대주주는 동원엔터프라이즈(지분 62.7%)로, 동원엔터프라이즈의 최대주주는 지분 68.27%를 가지고 있는 김남정 부회장이다.

이에 현재 비율대로 합병이 이뤄지면, 동원산업의 최대주주는 김 부회장으로 동원산업의 지분 48.4%를 보유하게 되고, 김 명예회장은 17.4%, 자사주는 20.3%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오너 일가 지분율이 높은 동원엔터프라이즈의 가치가 높게 평가되면서 합병 신설 법인의 지분율이 더욱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한편 증권가에서도 동원그룹의 합병 배경과 관련해 의구심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유정 대신증권 연구원은 "동원엔터프라이즈는 동원그룹의 비상장 지주사로, 이번 합병으로 동원그룹 지주사가 증시에 상장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비상장 지주사 합병 배경이나 효과에 대한 부분은 모호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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