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건 최근 1년 차트. 사진=네이버 금융 갈무리

[증권경제신문=최은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와 관련해 거리두기가 해제됨에 따라 대표적인 '리오프닝 수혜주'로 꼽히던 LG생활건강(051900)의 주가가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전체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중국 법인에서의 실적 악화가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LG생활건강은 전 거래일 대비 0.88% 오른 80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다만 장중 78만원까지 내려가 다시 한번 신저가를 경신했다. 이는 지난해 7월 신고가 178만원 대비 56% 넘게 하락한 수치다. 

당초 LG생활건강은 코로나19 발발 이후에도 화장품, 생활용품 등 균형 잡힌 매출 구조에 기반한 실적으로 안정적인 주가를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후'를 포함한 프리미엄 브랜드의 중국 시장 선전으로 주가가 오히려 상승하는 흐름세도 보였다. 

여기에 화장품주가 대표적인 리오프닝 수혜 업종으로 꼽히면서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커졌다. 방역 조치가 풀리면서 야외활동이 늘어나고 마스크 해제가 진행되면 전반적인 화장품 매출이 크게 늘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중국에서 자국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생겨나면서 중국 현지 법인의 매출 부진이 우려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실제 지난해 '후' 매출은 약 2조9200억 원으로, 화장품 사업 매출(4조4414억 원)의 약 66%에 달한다. LG생활건강의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36%다. 이에 매출 의존도가 높은 만큼 타격도 불가피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또한 중국이 올해 들어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한 방역 강화에 들어가 경제 중심지 상하이를 전면 봉쇄하고, 수도 베이징에 일부 봉쇄 조치를 실시한 점도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봉쇄령에 따라 현지 오프라인 화장품 매출이 크게 감소할 수 있어서다. 

이에 증권가에선 단기간 내 LG생활건강의 주가 반등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주가가 반등을 방해하고 있는 중요한 요인은 '매출 성장률 둔화'에 대한 우려다. 후 브랜드 매출이 지난 7년간 연평균 34% 고성장한 까닭에 향후 성장률이 점진적으로 둔화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박 연구원은 "(중국)봉쇄 조치가 어떤 강도로 언제까지 지속될지 예상하기 어려워 매출 불확실성이 증폭됐다"고도 덧붙였다. 

한편 LG생활건강은 중국 사업과 관련해 악재가 지속되자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북미 시장 진출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실제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글로벌 최대 시장인 동시에 트렌드를 창출하는 북미 시장에서 사업 확장을 지속해야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후 차 부회장은 최근 미국 뷰티 브랜드 더크렘샵(크렘샵)의 지분 65%를 1억2000만달러(약 1485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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