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모임회원들과 국회 방호원 충돌

18대 대통령 선거 이후 부정선거 의혹과 재검표를 요구하는 목소리와 높아지는 가운데 개표 시연회가 국회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는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시민모임 회원들과 국회 방호원 사이에 충돌이 일어나 119 구급차에 실려 가는 등 혼란이 있었다.

이날 시연회는 민주통합당 진선미 의원(비례대표)의 요청에 따라 실제 투표 현장과 같은 동일하게 구성했다. 서울 종로 청운동을 가상 모델로 설정해 7명의 후보자를 임의로 정하고 3개 투표구에서 2천표씩 총 6천표가 투표된 상황을 가정해 시연을 했다.

시연회는 투표장에서 실제 기표한 것과 같은 투표용지를 이용해 투표한 뒤 투표함 개함부터 결과 보고까지의 과정을 차례로 진행됐다.

▲ 17일 오후 국회 본청 지하 강당에서 18대 대선 개표 과정을 설명하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김대년 관리국장
<사진=조형익>
김대년 중앙선관위 관리국장은 투표과정에 대한 설명을 하며 “이번 대선은 사건 사고가 한 번도 없는 훌륭한 선거”라고 평가하자 “시연부터 하지 무슨 홍보냐” 등 참석자들의 불만이 터져나왔다.

이 과정에서 시연회를 보러 온 시민모임 회원들이 "투표지분류기를 이용한 개표는 수개표가 아니다"고 주장하며 가상의 투표용지가 아닌 실제 투표일에 기표가 된 투표용지를 이용해 개표시연을 하라“고 이의를 제기하자 시연회장이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이어 이경목 교수(세명대 전자상거래학과)와 한영수 전 중앙선관위 노조위원장 등 시민모임 회원들이 계속해서 개표의 불법성을 주장하자 이를 제지하는 과정에서 국회 방호원과 욕설과 고성오가는 몸싸움이 발생했다.

▲ 17일 오후 국회 본청에서 열린 18대 대선 개표 시연회장에서 전자개표기 조작 가능성을 설명하는 도중 이를 저지하려는 과정에서 부상당해 실려가는 세종대 전자상거래학과 이경목 교수<사진=조형익 기자>
특히 김대년 중앙선관위 관리국장의 설명 중 이 교수는 노트북을 이용해 개표 의혹 동영상을 틀었다. 그러자 국회 방호원들은 이 교수를 시연장에서 퇴장시키려 하면서 이 교수의 퇴장을 저지하려는 일부 시민들과 국회 경위들의 집단 실랑이가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이 교수는 바닥에 넘어져 허리 통증을 호소하다 119구 구급대에 의해 이송됐다.

두 시간 남짓 진행된 개표를 지켜본 시민모임 회원들은 "수개표가 아닌 투표지분류기를 이용한 개표의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며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분류 대통령'"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선관위는 “개표의 정확성 확보, 개표 결과의 신속한 제공, 밤샘 개표에 따른 사회적 비용 절감, 다수 동시 개표의 원활한 개표를 위해 투표지 분류기를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민들은 수개표를 통해 정확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또 이날 선관위의 시연회 과정에서도 오류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선관위는 시연회를 마치고 취재진에게 1개 투표구(2000표)의 개표 상황표를 공개했는데 이 표에 유효투표수와 무효투표수의 총합이 2000표중 90표가 사라져 1910표로 나온 것이다.

이에 대해 선관위는 "계산착오였다. 보통 크로스 체크한다"고 해명했으며 개표상황표의 위원검열 항목에는 위원들과 위원장의 직인이 찍힌 상태였다.

개표시연 현장에 있던 시민모임 회원들은 "시연회에서 6천표 개표하는데 2시간15분 걸렸다. (이 속도라면 대선은) 새벽 1시에는 돼야 유력후보가 나온다"며 "전자개표는 있어도 수개표는 허술했다는 결론이 나온다. 저녁 9시에 후보자 당선 확정이 나올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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