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활동 가맹점 계약 해지' bhc, 공정위 과징금 취소소송 '패소'

[증권경제신문=최은지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로부터 과징금 처분을 받은 치킨업체 bhc와 제너시스BBQ가 공정위를 상대로 소송을 냈지만, 엇갈린 결과를 받았다. 

bhc는 과징금 취소 소송에서 패소한 반면, BBQ는 일부 주장이 받아들여져 약 5억원의 과징금이 감면됐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6-2부(위광하 홍성욱 최봉희 부장판사)는 bhc가 공정위를 상대로 "시정명령과 과징금 처분을 취소하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앞서 bhc는 가맹점주 단체인 bhc가맹점협의회 설립과 활동을 주도한 7개 가맹점과 계약을 해지했다. 이에 공정위는 지난해 5월 이를 단체활동에 따른 부당한 계약해지라고 판단, 가맹사업법 위반을 근거로 bhc에 과징금 5억원을 부과했다. 

당초 bhc가맹점협의회는 2018년 8월부터 회사에서 공급받는 닭고기, 해바라기유의 품질에 비해 가격이 비싸다며 언론을 통해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bhc는 허위사실 유포라고 주장하며 해당 가맹점과 계약을 해지했다. 허위사실 유포를 통한 회사의 명예 훼손이 이뤄졌고, 이에 가맹사업상 거래 관계를 지속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재판부는 "가맹점주 등이 전혀 허황된 얘기를 한 것은 아니고 나름의 근거를 바탕으로 의혹을 제기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거래거절을 정당화할 만한 귀책 사유가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가맹사업법의 취지 중 하나가 bhc 같은 가맹본부의 우월적 지위에 대응해 협상력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입법목적에 비춰 강한 제재가 필요하다"며 제재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다만 유사한 사례로 과징금을 부과받은 BBQ에 대해선 다른 판단이 나왔다. BBQ는 '전국 BBQ 가맹점사업자 협의회'를 주도한 6개 점포에 계약 갱신 거절 등 불이익을 줬다는 이유로 시정명령과 과징금 17억6000만원을 부과받았다. 

이에 BBQ도 불복 소송을 제기했고, 재판부(서울고법 행정6-1부)는 계약 갱신 거절이 가맹점의 단체활동 때문이라고 볼 근거가 없다며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BBQ가 계약갱신 거절을 통보한 때가 가맹점사업자 협의회 발족일부터 10개월 이상 지난 시점이었던 점, 일부 가맹점은 계약을 체결한 지 10년이 지나 BBQ에 갱신 거절의 재량이 있던 점이 인정됐다.

다만 재판부는 BBQ가 특정 업체를 통해서만 전단을 제작할 수 있도록 가맹점들에 강제했다는 사실은 가맹사업법 위반에 해당한다며 과징금 중 12억6500만원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