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호텔신라 목표주가 줄하향

호텔신라 최근 1년간 주식차트. 사진=네이버 금융 갈무리

[증권경제신문=최은지 기자] 호텔신라(008770)가 올해 3분기 면세 사업에서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면서 주가가 휘청이는 모양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호텔신라는 전 거래일 대비 8.84% 하락한 6만5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장 초반에는 6만4500원까지 하락하며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앞서 호텔신라는 3분기 연결기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1% 증가한 1조3618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8% 늘어난 266억원이다. 매출액은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수준이였지만, 영업이익은 시장 기대치를 25% 하회했다. 

호텔 부문은 성수기 효과로 기대 이상의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 1641억원과 영업이익 260억원을 기록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48%, 2789% 증가했다. 

다만 면세점 부문의 경우,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면세점 부문은 매출액이 1조19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이 97% 감소해 6억원을 기록했다. 호텔신라가 면세 시장 내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 3분기부터 판촉비를 크게 늘리면서 수익성이 악화된 영향이다. 

여기에 달러 대비 위안화 약세가 이어져 따이공의 수익성이 악화됐다는 점도 주효했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따이공의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면세점이 따이공에게 지불하는 수수료율은 높아졌을 것"이라며 "특히 호텔신라는 M/S(시장 점유율)확보 전략을 펼치며 경쟁사 대비 더 많은 수수료를 지출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실적 흐름에 증권가에서도 연이어 호텔신라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NH투자증권, 삼성증권, 신한투자증권, 키움증권, 유진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주요 증권사가 일제히 목표주가를 내린 것이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매출액은 시장 추정치를 웃돌았으나 수익성이 크게 하락했고 특히 면세 부문의 영업이익은 매우 부진하다"며 "10월에도 유사한 흐름이 이어진 것으로 보여 당분간 면세점 부문의 수익성 하락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업계는 호텔신라가 코로나9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됨에 따라 최대 리오프닝 수혜자로 평가받아온 만큼, 회복의 속도가 느릴 뿐 방향성은 확실하다고 평가했다. 

실제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이 상당 기간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 보여 당초 내년 초로 가정하였던 면세업 본격 회복 시점을 내년 하반기로 변경한다"며 "면세업의 정상화 및 구조적 성장 궤도로의 재진입 그림엔 변함이 없다"고 내다봤다.

고객 구성의 변화에 따른 수익성 회복도 기대 요소다. 내년부터 외국인 관광객의 방한에 따른 국내점 실적 개선과, 글로벌 트래픽 증가에 따른 해외 공항점 실적 개선이 이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제로 코로나 정책 장기화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인 관광객의 출입국이 감소하면서 따이공 의존도가 높아졌다"며 "내년 이후 알선수수료를 지급할 필요가 없는 개별관광객의 입국이 본격화되고, 이들이 시내 면세점으로 집중될 경우 수익성은 가파르게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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