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경제신문=이선영 기자]

초대형 트로트 오디션 ‘불타는 트롯맨’과 ‘미스터트롯2’가 중반을 넘어 후반으로 달려가는 가운데, 국민 투표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지난 7일 방송된 MBN ‘불타는 트롯맨’에서는 톱25인 중 준결승전에 진출할 14인을 뽑는 본선 3차전이 펼쳐졌는데, 그동안 ‘우승 후보’로 줄곧 거론되던 한강이 탈락해 안방을 충격에 몰아넣었다.

또한 TV조선 ‘미스터트롯2-새로운 전설의 시작’에서도 최근 본선 2라운드 ‘1대1 데스매치’에서 강력한 팬덤을 과시한 박서진이 안성훈에게 패해 탈락하는 대이변으로 시청자들을 놀라게 만들었다.

특히 한강과 박서진은 국민들이 직접 뽑는 ‘국민 응원 투표’에서 줄곧 상위권에 올라와 있었기에 시청자들이 받은 충격의 강도는 크다. 한강은 방송 첫 주부터 지난 8회까지 인기 투표 톱10안에 매주 진입했다. 박서진 역시 ‘데스매치’ 라운드까지 ‘온라인 사전 투표’ 톱5안에 들었으며, 심지어 1위도 차지했다. 

또한 ‘불타는 트롯맨’의 경우 8회 인기투표 톱10에 오른 인물 중, 준결승전 최종 14인에 못 오른 이는 한강이 유일하다. 이날 무대에서 ‘서울의 밤’을 불러 섹시하면서도 카리스마 넘치는 멋진 공연을 선사했다. 흠잡을 데 없는 무대였음에도 한강이 속한 ‘뽕발라’ 팀은 최종적으로 3라운드 5등에 그쳐 전원이 ‘탈락 후보’가 되고 말았다. 

시청자들의 탄탄한 지지와 흠 잡을 데 없는 무대에도 불구하고 한강이 탈락했다는 것에 이번 초대형 오디션이 가진 문제점을 보여주는 듯해 씁쓸함을 남긴다. 

오디션 프로그램은 공정성이 기본이며, 국민이 직접 뽑는 스타를 키워준다는 점에서 대중들의 지지와 관심을 받아 왔다. 하지만 두 프로그램 모두 트로트 대형 기획사에 속한 가수들 혹은 대형 기획사에 아직 도장을 찍진 않았지만 ‘내정’된 가수들이 제작진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는 합리적인 의혹을 키우고 있다.

특정 가수들이 방송 초반부터 카메라 세례를 집중적으로 받거나, 경연 순서 역시 실제 녹화 때와 같지 않고, 편집을 거쳐 먼저 방송돼 팬덤을 모으기 유리하게 바뀌는 것이다.

그리고 개인 무대보다는 팀무대, 듀엣무대 등을 만들어, 자칫 '운칠기삼' 식의 결과를 초래하는 것도 문제다. 여기에, 팀미션에서 패해 탈락 후보자가 된 이들을 추가합격자로 선발하는 방식은 더더욱 '그들만의 세상'이라 시청자들과 관람객들의 공감을 얻을 수가 없다. 그 기준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제작진은 특정 가수들을 유난히 많이 잡아주거나 방송에 먼저 등장시키는 방법으로 '편애 편집' 성향을 노출시키고 있다. 제작진이 찍은 가수들은 통편집 수모를 겪는 타 가수들보다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많이 받을 확률이 크고 자연히 상위권으로 진출할 발판을 얻는다.

한 트로트 관계자는 “공정성이 오디션의 생명인데, 지금 양 프로그램을 보면 기획사와 제작사의 긴밀한 유착 관계를 의심치 않을 수 없다. 연공서열, 지연학연을 타파한 거스 히딩크 감독이 우리 나라 축구를 글로벌 스탠다드로 끌어올린 것처럼 트로트가 세계로 나아가려면 K-트로트 역시 대형기획사의 힘과 자본의 논리에 휘둘려서는 안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 투표 방식을 도입했다면, 바이럴 세력에 휘둘리지 않게 투명하게 운영하면서, 본선에 진출한 참가자들의 첫 무대 정도는 어느 정도 공정하게 보여줘야시청자 투표가 올바르게 진행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대국민 온라인 투표는 제작진의 의도가 투영된 결과물에 지나지 않을 수 있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현재 ‘불타는 트롯맨’과 ‘미스터트롯2’ 톡 게시판 등에는 제작진의 편파 편집에 불만을 제기한 글들과, 심사위원들의 특정 가수 밀어주기 의혹, 국민투표의 무용성 논란 글들이 올라와 있어서 진흙탕 싸움인 오디션의 민낯을 보여주는 듯해서 안타까움을 더한다. 시청자를 기만하는, ‘그들이 사는 세상’ 속 ‘짜고 치는’ 오디션은 더는 보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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