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실적 악화로 인해 인원감축 칼바람이 불고 있다.

연말 인사와 맞물려 매년 되풀이되던 임원급 감원 바람이 올해는 과장과 차장 등 중간 직급은 물론 신입사원으로 대상이 확대되면서 대규모 실업난을 예고하고 있다.

◆ 직급 가리지 않고 명예퇴직 받아

대규모 감원 바람은 조선과 중공업에서 시작됐다.

올해 3분기까지 4조3000억원대 적자를 낸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8월 이후 본사 임원을 55명에서 42명으로 줄였다. 지난달에는 희망퇴직과 권고사직 등을 통해 부장급 이상 고직급자 1300명중 300명을 감축했다.

건설기계 시장 축소 등의 여파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두산인프라코어 지난 8일부터 오는 18일까지 국내 사업장에서 일하는 3000여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자 신청을 접수하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 2월과 9월 과장급 이상 사무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했고 11월에는 생산직 전 사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했다. 세 차례에 걸친 희망퇴직으로 회사를 떠난 인원은 830명이다.

특히 이번 희망퇴직은 연령 제한이 없어 작년에 입사한 공채 신입사원과 23세 여직원까지 신청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됐다. 이제 갓 입사해 안정을 찾아가는 1~3년차 직원들에게까지 희망퇴직을 받고 있는 점이 지나치다는 것이다.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제공=포커스뉴스>

두산인프라코어의 희망퇴직 대상이 문제가 되자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은 급하게 신입사원은 희망퇴직 대상에서 제외할 것을 두산인프라코어에 지시했다.

두산 관계자는 "희망퇴직 대상에 신입사원까지 포함됐다는 사실을 회장께서 이제 막 보고 받았다"며 "도의적·상식적 수준을 거스르는 결정이라는 판단 아래 신입사원은 제외하라는 지시가 나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신입사원 연차에 대해서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박 회장은 "1~2년차 정도가 아니겠느냐"며 "구체적으로 얘기하면 되레 선을 그을 수 있다"며 말을 아꼈다.

박 회장의 지시로 신입사원은 감원 인원에서 제외됐지만 1~2년차 직원에 대한 희망퇴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두산 측 관계자는 "앞서 진행된 올해 퇴직 프로그램에서 과장급 이상 관리직이 대거 빠져나갔기 때문에 젊은 층 중심의 희망퇴직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전자·자동차·철강 등도 감원 피하지 못해

전자와 자동차, 철강업종도 감원 바람을 피해가지 못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이달 초 단행된 임원인사에서 20%가 넘게 회사를 떠났다.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등 전자 계역사들은 실적 부진의 영향으로 최근 1년 간 사별로 적게는 700여명에서 많게는 1000명 이상이 회사를 관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GM은 내년 1월 4일부터 13일까지 사무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한다.

희망퇴직 임직원에게는 최대 3년치 연봉에 해당하는 위로금과 2년치 학자금, 1000만원 상당의 신차 구매 할인 바우처 등이 제공된다.

한국GM은 지난해도 사무직을 대상으로 두 차례에 걸쳐 희망퇴직을 시행한 바 있다. 동국제강도 이달 초 명예퇴직을 통해 20여명 정도의 인력 정리 작업했다.

조선과 중공업을 시작으로 인원 감축 바람이 재계 전체로 확산되면서 대규모 실업난이 우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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