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내,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공개’ 우려 확산

▲ <자료사진=하태경 의원 블로그>
노무현 전 대통령이 ‘NLL 포기 발언’을 했다며 이를 만천하에 공개하겠다고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공개를 이끌어낸 새누리당 내부에서 우려 섞인 비판의 목소리들이 이어지고 있다.

17일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을 통해 “회담 내용 공개에 찬성하셨던 분들 우리가 정말 무슨 짓을 저지르고 있는지…”라며 내부 비판에 나섰다. 하 의원은 “아래 기사는 2011년 6월 1일 북한이 남북 비밀접촉 내용을 일방적으로 공개한 기사(http://biz.heraldcorp.com/view.php?ud=20110601000833)”라며 당시 정부가 북한 당국자들과 비밀접촉을 갖고 남북정상회담을 해달라며 애걸하고 돈봉투까지 건넸었다는 북한의 폭로를 거론했다.

그러면서 하 의원은 “우리는 모두 북한을 대화와 외교의 기본도 모른다고 비난했다”며 “그런데 2년이 지난 2013년 6월 대한민국도 비공개 남북 정상회담 내용을 당사자인 북한과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공개했다”고 지적했다.

하 의원은 이어, “이에 북한은 자기들과 협의 없이 내용을 공개했다고 우리를 비난하고 있다. ‘너희들이 공개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지만 우리들이 공개하는 것은 괜찮다’고 대꾸해야 하나?”라며 “문제는 이후 북한이 우리와 상의 없이 남북 대화 내용을 일방적으로 공개해도 우리가 그걸 비난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 의원은 전날에도 트위터에 “남재준 원장은 국정원의 명예를 위해서 공개했다고 한다. 참 기가 찰 노릇”이라며 “국정원이 무슨 명예를 찾나? 국정원은 국익을 위해서라면 온갖 더러운 일도 다 해야 한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또, “남재준 원장이 명예를 위해서 자료를 공개했다고 발언한 것은 과연 그 분이 국정원장으로서 자격이 있는지 심각히 의심케 하는 발언”이라며 “국정원장은 그 어떤 명예가 훼손되더라도 정상회담 대화록은 국익을 위해 절대 공개할 수 없다고 했어야 했다. 국정원은 오로지 국가를 위해서만 충성을 다 해야 하는 조직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하 의원은 아울러, “국정원을 반드시 개혁해야겠다는 걸 절감한다”면서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국정원 기밀문서를 야당에 넘기고 조직의 명예를 국가의 이익보다 더 중시하는 그런 국정원이 되어 버린 것이 너무 개탄스럽다”고 덧붙여 말했다.

이에 앞서, 18대 국회부의장을 지낸 중진 정의화 의원도 2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국정원이)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공개한 것은 국익에 손상을 줄 수 있는 우려스러운 일”이라며 “우리 정치권이 이미 과거 역사가 된 일로 미래의 발목을 잡아 소탐대실하는 어리석음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5선의 남경필 의원도 “대화록 공개가 국익에 부합했는지에 대해 심각한 의문을 갖고 있다”며 “앞으로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질책하는 목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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