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해 800선에서 600선까지 내려가 16%대의 하락률을 기록한 코스닥이 올해 상승 모멘텀을 띄우고 있다. 코스닥시장은 종목별 장세를 펼치며 상반기 동안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다는 전망이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날까지 코스닥은 10.67% 상승, 100포인트 가까이 지수를 올렸다. 지난 한 해 잃었던 상승분을 다시 회복하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같은 기간 코스피가 8.99% 상승한 것보다 더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코스피보다 변동성이 큰 시장인 만큼 호재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외국인 투자자는 전일 기준 올 한해 코스닥시장에서 5199억원을 순매수했다. 개인 투자자 역시 7976억원을 순매수해 코스닥지수 상승에 불을 지폈다. 코스피에서 매수 우위를 보인 투자주체가 외국인 투자자뿐이었던 데에 반해 코스닥은 개인과 외국인 투자자들이 동반 매수한 모습이다.

지난 한 해 증시를 끌어내리던 G2(미국·중국) 간 무역갈등이 화해 조짐을 보이자 국내 시장에서 외국인 매수세가 거세졌다. 이를 배경으로 업종별로 장세가 두드러지면서 외국인들은 IT·하드웨어 등을 중심으로 순매수를 이어나갔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협상이 올해 코스닥지수 상승에 작용하긴 했지만 무엇보다 기업 개별 이슈가 상당 부분 영향을 미쳤다"면서 "특히 외국인 매수세가 많이 유입됐는데 IT·하드웨어, 반도체부품, 통신장비 업종 등을 중심으로 매수가 이뤄졌다"고 분석했다.

김진명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협상이 낙관적 시나리오로 진행되는 즉, 양국 간 무역협상이 타결되고 무역갈등이 봉합되는 시나리오 하에서는 현재 팽배해지고 있는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가 강화되며 단기간 위험자산 가격의 빠른 상승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이어 "코스닥은 개인투자자들이 비중이 80%를 차지하는 만큼 정부 정책이나 기업 개별 이슈가 크게 작용하는데 IT 관련 업종들은 삼성전자의 갤럭시S10 뉴스로 인해 많이 상승했다"고 언급했다.

코스닥이 상반기동안 상승 모멘텀을 이어갈 수 있는 조건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 일정과 플래그쉽 스마트폰의 출시 등이 있다.

이달 27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2차 북미 정상회담 후에는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예정돼 있다.  북미 간 정상 만남이 이뤄진 뒤에는 김 위원장은 다음 달 중순 서울 답방을 추진하고 있는 걸로 알려져있다. 김 위원장의 답방을 기점으로 남북 정상 간 통일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수도 관련 테마주가 다시 한번 상승장을 이끌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이혁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해엔 평창동계올림픽을 기점으로 해빙분위기를 만들어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을 거쳐 한반도를 둘러싼 대립국면을 전환했다면 올해는 1분기를 기점으로 북한의 비핵화 조치 및 미국의 제재해제 프로세스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오는 21일에는 삼성전자의 갤럭시S10의 언팩(unpack)행사가 예정돼 있다. 갤럭시 신제품의 출시는 침체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글로벌 스마트폰 점유율 회복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S9시리즈가 기본과 플러스로 구성된 반면 올해는 신제품은 중가 고객층을 목표로 라이트 모델이 추가돼 전작대비 출하량이 15% 증가할 예정"이라면서 "이번 신제품 관련해 실질적으로 실적 수혜가 기대되는 업체는 중소 카메라모듈사와 5세대 디스플레이 지문인식 기술(FOD) 관련 종목"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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