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의 애널리스트와 주식투자자가 하루는 함께 경마장에 갔다.

투기꾼인 이 투자자는 말에다 5천 달러를 걸자고 제안했다.

애널리스트는 출전하는 말들에 대해 먼저 조사를 해봐야한다며, 조사가 끝나야 내기를 하겠다고 고집했다.

“당신은 너무 이론적이야”라며 투기꾼은 내기를 하러 가버렸다.

그런데 투기꾼이 내기한 그 말이 1등을 해버렸다. 그는 자랑스럽게 외쳤다.

“내가 말했잖아. 나에겐 나만의 비밀공식이 있다고!”

“그게 도대체 뭡니까?” 애널리스트가 물었다.

“아주 간단해. 내가 애다 둘이거든, 하나는 두 살, 하나는 여섯 살이야. 두 아이의 나이 2와 6을 합쳐서 9번에 걸었어.”

애널리스트가 반박했다.

“하지만 2 더하기 6은 8인데요.”

투기꾼이 대답했다.

“내가 말했잖아. 당신은 너무 이론적이야.”  (워렌 버핏의 위대한 동업자 찰리 멍거 중에서...)

투자공부 어디까지 해야하나

투자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투자를 배워야 한다. 문제는 배우고 알아야 할 것이 너무 많다는 점이다. 거시경제동향부터 투자하려는 기업이 처한 업황, 기업의 이익, 경영자에 대한 사항까지 변수가 너무 많다.

현재의 상황을 고려해 보자. 장단기 금리가 역전됐다는데 정말 경기침체가 오는 것일까? 미중간의 무역협상은 과연 언제 끝나는 것일까? 영국은 정말 EU와 ‘합의 없는 이혼’인 노딜 브렉시트로 가는 것일까? 반도체 경기가 안 좋다는데 삼성전자의 주가는 어떻게 될까? 걱정과 불확실성은 끝이 없어 보인다.

문제는 이 같은 문제가 해결된다고 해서 혹은 상황을 정확히 예측한다고 해서 투자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미중 무역협상이 타결돼 트럼프와 시진핑이 만난다면 주가는 올라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런데 아마 그날부터 단기적으로 주가는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투자는 감(感)이 중요하다?

이처럼 공부를 한다고 해서 투자를 잘 할 수 없다는 현실이 투자자들을 좌절시킨다. 그러나 보니 예측이나 전망보다는 감(感)이나 챠트분석으로 투자하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하게 된다. 이렇게 투자해서 주가가 오르는 경우도 꽤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성공은 이른바 ‘초심자의 행운(Beginner's luck)’일 가능성이 높다. 카지노에서도 초심자가 의외로 돈을 따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게임이 계속될수록 돈을 잃을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카지노는 손님보다 운영자가 돈을 따는 확률적 구조에 의해 움직이기 때문이다.

자신만의 ‘류’를 찾아라

투자에 대한 공부가 어렵더라도 투자자들은 배움을 지속해야 한다. 일단은 단편적 정보와 지식을 확대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물론 실전투자를 통해 이를 검증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배우고 적용하고 더 연구하고 다시 도전해 본다. 물론 계속 이기는 것은 아니지만 무엇을 근거로 투자를 하는지에 대한 원리가 정리될 것이다. 즉 자신에게 맞는 투자의 방법을 찾게 될 것이다. 이것을 바둑에서는 ‘류’라고 한다. 어렵지만 투자자는 자신의 방법을 찾아 지속적으로 승률을 높여가야 한다.

성공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라면 자신이 어떤 류를 가지고 있는지 돌이켜봐야 한다. 누구나 갖고 있는 낡은 류는 아닌가. 아무에게도 없는 새롭고 독창적인 류인가. 남과 다른 류를 가지는 것이 가장 큰 경쟁력이다. -조훈현, <고수의 생각법>

많이 안다고 해서 꼭 투자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모르는 이는 거의 반드시 투자에 실패한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예민수 증권경제연구소장(경영학 박사)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증권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