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덴셜생명·더케이손보 등 '알짜' 매물 쏟아져···점점 밀리는 KDB생명 매각

(사진=KDB산업은행 제공)
(사진=KDB산업은행 제공)

[증권경제신문=김하영 기자] 최근 보험사들이 잇따라 매물로 나오면서 KDB생명보험(대표 정재욱)을 연내 매각하겠다던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의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은 12월 KDB생명에 대한 본입찰을 진행한 뒤 올해 안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방침이지만, 계획과는 달리 매각 작업이 해를 넘길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최근 보험사 인수합병(M&A) 시장에 푸르덴셜생명과 더케이손해보험 등 ‘알짜’ 매물들이 등장한 데다 MG손해보험, 동양생명보험, ABL생명보험 등도 잠재적인 매물로 꼽히고 있어, KDB생명은 상대적으로 뒤로 밀린 모양새다.

당초 산은은 지난 11월 본입찰을 진행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었으나, 시장 반응이 좋지 않은 탓에 일정을 한 달 정도 연기한 바 있다.

KDB생명이 찬밥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반면 KDB생명과 함께 매물로 나온 푸르덴셜생명과 더케이손해보험은 벌써부터 유력 인수 후보자들이 거론되며 관심을 모으고 있는 상황이다. 

푸르덴셜생명 인수 후보자로는 KB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 대형 사모펀드 등이 거론되고 있다. KB금융은 자회사인 KB생명보험이 있지만 생보사 추가 매수에 관심을 보여왔다. 신한금융지주가 오렌지라이프를 인수해 1위 금융지주 자리를 탈환했다는 점도 KB금융의 푸르덴셜 인수 의지를 자극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올해 초 금융지주사로 출범한 우리금융도 비은행 계열사를 확대해야 하는 만큼, 강력한 인수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다만 우리금융의 경우 당장은 보험사보다 증권사를 우선 순위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케이손해보험은 하나금융지주로 인수될 가능성이 크다. 하나금융은 최근 더케이손해보험에 대한 실사를 마치고 최대주주인 교직원공제회와 본입찰 일정 조율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먼저 시장에 나온 KDB생명에 대한 관심은 냉랭한 상황이다. KDB생명의 매각 추진은 이번이 네 번째다. 앞서 산은은 지난 2014년부터 2016년까지 KDB생명의 매각을 세 차례 시도했지만, 매번 실패한 바 있다.

계속된 매각 실패에 대한 산은의 책임론도 불거지고 있다. KDB생명은 그동안 산은의 방만한 경영 행태에 따른 결과물이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보험업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산은 출신 인사들을 KDB생명 고위직 자리에 내려보내 부실을 초래했다는 지적이다. 이런 부정적인 인식도 KDB생명 매각 흥행 부진에 한 몫을 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생보업계에서 푸르덴셜생명은 올 상반기 기준 당기순이익 5위, 자산규모 11위, 지급여력비율(RBC) 1위로 수익성과 건전성을 두루 갖추고 있는 생보사로 평가받고 있다. 더케이손해보험은 지난 3분기 111억원의 누적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지만, 주요 가입자 상당수가 교직원이라는 점과 종합손보사 면허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 등이 매력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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