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잠 설치며 기다렸는데 부족한 물량·불안한 시스템으로 소비자 원성 "2월 중 재편성"

현대홈쇼핑 마스크 구매에 실패한 소비자들의 항의성 글이 5000여개에 육박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사진 왼쪽) 또 마스크 주문을 위해 수십차례 전화 연결을 시도한 소비자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현대홈쇼핑 마스크 구매에 실패한 소비자들의 항의성 글이 5000여개에 육박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사진 왼쪽) 또 마스크 주문을 위해 수십차례 전화 연결을 시도한 소비자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증권경제신문=한행우 기자] 7일 새벽 4시부터 약 10분간 마스크 판매를 예고했던 현대홈쇼핑(057050, 대표 강찬석)이 예정 시간보다 30분 일찍 결제 창을 열어 예기치 못한 품절 사태를 맞으면서 소비자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

이날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대홈쇼핑은 새벽 4시부터 약 9분간 동국제약 마스크 KF94(60매)를 3만9900원에 판매할 예정이었다. 시세보다 저렴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새벽잠을 마다하고 방송을 기다린 소비자들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작 방송 시작 전인 3시30분께 쇼핑몰 판매 사이트가 열렸고 마스크는 순식간에 매진됐다. 해당 방송은 전화 주문, 현대홈쇼핑 인터넷몰 등을 통해 구매할 수 있는 데이터 방송이었는데 인터넷몰이 먼저 열린 것이다.

TV 방송 시간만을 기다리다 구매에 실패한 소비자들은 허탈감과 분노를 드러냈다. 해당 상품 판매창 Q&A게시판에는 5000개가 넘는 비난 글이 폭주했다. 자동주문전화를 100여통 가까이 하면서까지 구매를 기다렸던 소비자들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당초 준비된 물량이 지나치게 부족한 상황에서 보여주기 식 방송을 한 게 아니냐’는 불만이 줄을 잇고 있는 상황이다.

회사 측은 TV 방송보다 일찍 주문 코드를 열어 결제 및 배송 시스템을 점검하는 과정에서 결제 창이 열려 대기 중이던 소비자들이 접속, 예정보다 일찍 상품이 판매됐다고 해명했다. 4시 방송에 맞춰 급하게 물량을 더 수급해 판매했지만 트래픽 폭주로 서버가 다운됐다는 설명이다.

이날 판매된 마스크는 총 230세트(1만3800개)로 신종 코로나 사태가 발생하기 전 판매 가격 수준에 마련됐다.

논란이 확산되자 현대홈쇼핑은 이날 자사 인터넷·모바일 쇼핑몰사이트 등에 사과문을 게재했다.

회사 측은 “7일 새벽 데이터 홈쇼핑의 마스크 방송으로 불편을 겪으신 고객님들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며 “오류 예방을 위해 방송 전 결제 및 주문 시스템 사전 테스트 도중 예상치 못하게 조기 품절돼 불편을 드리게 됐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현재 전국적인 마스크 수요 폭증으로 당사 또한 상품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 중이며 2월 중으로 추가 방송을 편성할 예정”이라며 “방송 시 원활한 구매가 가능하도록 시스템 점검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한편 업계 안팎에서는 유사한 상황이 재현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산과 관련해 마스크 판매방송을 확대하고 판매량을 늘린 홈쇼핑업체에 방송 재승인 시 가점을 주는 유인책을 실시하기로 해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전날인 6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TV홈쇼핑협회 회의실에서 홈쇼핑 업계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관련 현황 점검 및 마스크 판매방송 확대 등 대응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간담회를 개최하고 이같이 발표했다.

때문에 소비자들은 정부를 의식한 홈쇼핑업체들이 넉넉지 않은 수량만으로 방송을 진행할 경우 금세 품절이 되는 사태가 반복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현대홈쇼핑이 게재한 사과문 (H몰 화면 갈무리)
현대홈쇼핑이 게재한 사과문 (H몰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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