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탁 배송기사 '직접고용' 요구…마니커 "개인 사업자일 뿐"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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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경제신문=이해선 기자] 국내 닭고기 업계 3위 마니커(027740, 대표 최상웅)의 전례 없는 총파업이 장기화될 전망이다.

경기 동두천 공장과 화물 운송용역 계약을 맺은 무림FLS측을 비롯한 위탁 배송기사 대표단과 마니커 측이 3차례에 거친 릴레이 협상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한 탓이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위탁 배송기사측과 마니커 측과의 갈등은 고용문제에서 비롯됐다.

무림FLS와 계약을 맺고 이들로부터 마니커 동두천 공장에 원재료(생닭)와 완제품을 운송해온 배송기사들은 마니커에게 직접 고용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며, 마니커는 이들이 개인 사업자라는 입장이다.

배송기사 62명은 지난 11일부터 직접 고용을 요구하며 총파업에 돌입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와 마니커 천안 공장 배송기사 47명까지 합세하면서 전면전으로 치달았다. 이들은 현재 동두천과 천안 공장 입구를 봉쇄하고 다른 배송차량의 출입까지 막고 있는 상태다. 

지난 19일 처음으로 이뤄진 1차 협상에서 배송기사들은 직접 고용이 당장 어렵다면 운송료 인상과 운송 제반 비용 지원 등 5가지 사항을 요구했다.  

마니커 측은 원료 운반용 차 20대를 공장에서 내보내줄 것으로 요청하면서 긴급 회의를 통해 수용 여부를 논의하고 답변을 기다려달라고 부탁했다.

아울러 협상 타결을 기대했지만 민노총 화물연대 측은 자신들이 내건 수정안을 번복, 직접 고용을 재차 요구했다. 당시 민노총 화물연대측은 조합원 투표에서 협상안이 부결됐다고 통보했다. 

이후 협상이 재개됐지만 이전 협상에 참가했던 민노총 서울경기지부 측 인사는 빠지고 배송 기사 2명을 대신 테이블에 앉혔다. 첫 협상을 주도한 인물이 빠지면서 사실상 협상은 불발됐다는 게 마니커 측의 설명이다. 

마니커는 “배송 기사는 개인사업자고 물류회사와 계약을 한 것이어서 마니커와 직접 고용 계약은 불가하다”고 설명했다.

또 “배송기사들은 자신들을 근로자라고 하고 운송료를 임금이라 표현하면서 마치 피고용인처럼 행새를 한다”며 “우리는 협상 대상이 아니고 교섭할 권한도 없다. 계약해지도 무림FLS와 한 것이고 배송기사들이 무림에 먼저 요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위탁 배송기사들이 총파업을 진행 중인 동두천·천안 공장은 마니커 전체 매출의 80%가 나오는 곳으로, 원재료 유입과 가공제품 반출이 전면 중단되며 하루 7억원 이상의 손실을 보고 있다.

마니커는 동두천 공장 생산을 일부 재개하고 재고분으로 가공육을 생산했지만 공장 출입구가 막힌 상태라 사실상 생산·영업은 전면 중단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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