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들 예금으로 모은 자금, 해외로 유출"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이 10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금융위원회 앞에서 JT저축은행 매각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증권경제신문)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이 10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금융위원회 앞에서 JT저축은행 매각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증권경제신문)

[증권경제신문=김하영 기자] 일본 금융그룹 J트러스트그룹이 추진 중인 JT저축은행(대표 최성욱) 매각에 난항이 예상된다. JT저축은행 노동조합이 이번 매각에 대해 “대한민국 서민들의 예금으로 자금을 모아 최대 이윤을 내고 해외로 자금을 유출하는 전형적인 먹튀 행각”이라며 금융당국을 향해 “방관하지 말라”고 촉구하고 나선 것. 더군다나 일본의 수출규제로 촉발된 한일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이하 노조)은 10일 금융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J트러스트그룹의 목표는 밀실 매각을 통해 매각차익을 최대화하고, 그 자금을 신속히 국외로 유출시키는 것”이라며 “금융당국은 JT저축은행 먹튀를 방관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J트러스트그룹은 그동안 국내 저축은행을 운영하면서 업계 최저 수준의 저임금정책으로 일관해 왔다”며 “타 저축은행보다 높은 이직률은 물론, 인건비 절감을 이유로 전체의 30% 이상을 비정규 노동자로 채용해 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JT저축은행 노동자들은 열악한 노동환경에도 불구하고 회사의 성장을 위해 노력해왔으나, 사측은 노동자들의 피와 땀은 외면한 채 고용안정을 요구하는 노조와의 협의를 일방적으로 거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J트러스트그룹이 밀실 매각을 중단하고, 매각 과정에서 노조의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JT저축은행 노동자의 고용안정을 보장하는 협약을 체결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J트러스트그룹은 지난 6월 JT저축은행 지분 100%를 매각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앞서 2015년 SC저축은행을 인수해 JT저축은행을 설립한 지 5년 만에 매각에 나선 것이다. 

노조에 따르면 SC저축은행은 약 500억원에 인수됐으며, 이번 매각이 성사될 경우 J트러스트그룹은 3배 정도의 매각차익을 남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진한 JT저축은행노조지회장은 “저축은행 중에서도 JT저축은행과 JT친애저축은행의 근로조건은 업계 최하위”라며 “사측은 매년 임금협상을 할 때 자산 3000억원에서 1조원을 넘고 2조원에 다와가니 조금만 참아달라, 회사를 더 성장시키고 그때 얘기해보자고 해왔다. 불과 작년에도 그랬는데 이제 매각을 한다고 한다”고 성토했다.

이어 이 지회장은 “사측은 매각차익이 있으면 동남아시아권에 잘못 투자해 부실 났던 것만 메우지 말고 노동자들이 여태껏 했던 몫을 공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JT저축은행의 2019년 말 기준 총자산은 1조4164억원이며, 2019년 당기순이익 181억원을 기록했다. J트러스트그룹이 인수할 당시와 비교해 수익성은 3배, 자산은 2배가량 뛰었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증권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