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또 다시 공병논란…환경운동연합 "이형병 생산 중단하라"

편의점 주류매대에 녹색 소주병 사이에 '진로이즈백'이 진열돼 있다. (사진=이해선 기자)
편의점 주류매대에 녹색 소주병 사이에 '진로이즈백'이 진열돼 있다. (사진=이해선 기자)

[증권경제신문=이해선 기자] 하이트진로의 ‘진로이즈백’이 또 다시 공병 논란에 휩싸이며 환경단체의 표적이 되고 있다. 

녹색병으로 통일된 소주시장에서 투명한 이형병으로 인기를 끌면서 10년간 지켜온 공용병 사용 협약을 무용지물로 만들고, 이형병의 생산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서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환경운동연합은 하이트진로가 ‘진로이즈백’을 고집하며 자원순환 동맹을 깨트리고 있다고 비판하는 입장문을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연합은 “하이트진로는 이형병에 담긴 ‘진로이즈백’ 판매를 고집하면서 끝내 ‘소주병 공용화 자발적 협약’이라는 사회적 약속을 파기했다”며 “10년 넘게 지속되어 온 소주 공용병 시스템을 붕괴시킨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하이트진로는 주류업계 1위 기업으로 자원의 효율적 재이용과 자원순환에 앞장서야 함에도 불구하고, 합의를 깨뜨리고 정책을 후퇴시켰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7월 환경운동연합은 ‘하이트진로의 빈병 공동이용 무력화를 규탄한다’는 제목의 공동성명서를 발표한 바 있다.

당시 환경운동연합은 “2009년 전국 모든 주류회사들은 지역·업체와 관계없이 소주병·맥주병 빈병 공동이용을 약속했다”며 “이로 인해 국가 전체적으로는 환경 및 경제적 효과를, 기업차원에서는 자사제품 수거회수 물류비용 절감으로 기업 경쟁력 강화에도 크게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또 “현재 출시된 진로소주를 모두 회수 조치시키고 진로소주병을 타사에서도 공동이용 가능한 표준규격화 빈병으로 다시 생산하라”고 요구했다.

하이트진로 측은 환경운동연합의 주장에 곤혹스럽다는 입장이다. 소주 제품에서 녹색병이 아닌 이형병으로 출시된 게 진로이즈백이 유일한 제품이 아닌데 판매가 잘 된다는 이유로 ‘비난의 표적’이 되고 있다는 것.

실제 현재 △한라산소주의 ‘한라산’ △무학의 ‘좋은데이1929’, ‘청춘’ △금복주의 ‘독도소주’ △대선주조의 ‘고급소주’ 등도 녹색병이 아닌 투명한 이형병으로 출시되고 있다.

진로이즈백은 오는 2024년 하이트진로 창립 100주년을 앞두고 기념이 될만한 제품을 기획하던 중 1970년대 출시됐던 ‘진로’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선보인 제품이다.

지난해 출시 당시 초기 판매목표는 연간 3000만병에 불과했지만, 레트로 열풍과 맞물리며 출시 두 달 만에 연간 판매 목표를 달성, 현재는 월평균 2000만병이 판매되고 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연간 1000만병에도 미치지 못하는 다른 이형병 소주들과 달리 진로이즈백이 인기제품으로 떠오르며 자원순환 위기를 심화시키고 있다는 억지 주장을 펼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진로이즈백 회수율이 90% 이상, 사용률은 80% 이상인 것만 봐도 자원순환 위기를 심화시킨다는 환경단체의 주장이 억지라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하이트진로 측은 지난 2009년 맺은 소주병 공병 공동이용 약속을 어겼다는 환경운동연합의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당시에는 녹색 소주병도 각각 브랜드별로 병의 크기가 다르게 출시되고 있었고, 브랜드명이 음각으로 병에 각인돼 수거해서 재활용을 하는데 불편함이 있었다.

이에 주류회사들은 녹색소주병의 규격을 맞추고 음각을 하지 않는 등 공동 이용하는 약속을 했을 뿐, 출시되는 모든 소주병을 공동 이용하자는 약속이 아니었다는 게 하이트진로 측의 설명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당시에도 한라산 등의 이형병 소주가 출시되는 상황이었고 그때 맺었던 녹색병 공동이용과 관련한 계약서는 각사가 모두 보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정작 재활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와인병이나 수입맥주병 문제는 접어두고 수거와 재활용이 아무 문제없이 이뤄지고 있는 진로이즈백을 문제 삼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특히 벌어지지도 않은 일을 가지고 침소봉대해서 진로이즈백을 ‘생태계파괴자’로 몰아가는 환경운동연합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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