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00억원 규모 얼터너티브 펀드 환매 중단

키움 글로벌 얼터너티브 증권투자신탁[혼합-재간접형] 운용보고서
'키움글로벌얼터너티브증권투자신탁[혼합-재간접형]' 운용보고서

[증권경제신문=김하영 기자] 키움투자자산운용(대표 김성훈)이 해외 자산운용사의 채권형 펀드를 담은 3600억원 규모의 재간접 공모펀드에 대해 환매 중단을 선언한 가운데, 해당 펀드의 운용 책임자가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의 차녀 김진이 이사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 키움운용은 ‘키움글로벌얼터너티브증권투자신탁[혼합-재간접형](이하 얼터너티브)’의 환매를 연기한다고 공시했다. 해당 펀드는 영국 소재 자산운용사 H2O가 운용하는 펀드 등을 편입한 재간접형 공모펀드로, 자산규모는 약 3600억원이다. 

이번 사태는 H2O운용 펀드들이 프랑스 금융당국으로부터 환매 중단 조치를 받으면서 발생했다. 앞서 프랑스 금융감독청(AMF)은 H2O운용에 일부 펀드들이 보유한 비유동성 사모채권 매각 지연 등에 따른 투자자 보호를 이유로, 지난 8월 28일부터 4주간 신규 설정 및 환매를 연기하고 비유동성 자산을 다른 자산과 분리(사이드 포케팅)하라고 권고했다. 

키움운용은 문제가 된 H2O운용 펀드 중 ‘멀티본드’와 ‘알레그로’ 2개를 담고 있다. 해당 펀드가 얼터너티브 펀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14.6%, 7.5%로 합하면 약 22%다. 주요 판매사는 △KB국민은행(37.15%) △삼성증권(28.16%) △신한은행(15.52%) △IBK기업은행(9.8%) △우리은행(2.21%) 등이다.

키움운용 측은 “펀드에서 보유 중인 H2O운용의 일부 펀드가 신규 설정 및 환매 연기를 선언하면서 얼터너티브 펀드도 부득이하게 신규 설정 중단 및 환매 연기를 결정하게 됐다”며 “가능한 최선의 방법으로 최대한 빠른 시일 내 환매 재개가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H2O운용 펀드의 부실 가능성은 이미 여러 차례 거론돼 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는 지난 2019년 6월 H2O운용 일부 펀드들의 편입 자산에 대한 부실 우려를 제기했고, 해당 보도 이후 일주일 만에 투자금 7조원이 빠져나가는 사실상 ‘펀드런(대량 환매 사태)’을 겪기도 했다. 

당시 키움운용도 국내 투자자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 얼터너티브 펀드에 편입된 H2O 관련 펀드를 모두 환매한 바 있다. 그러나 H2O운용이 고객들의 환매 요청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자금 유출을 점차 줄여나갔고, 2019년 7월부터는 투자금이 다시 순유입으로 전환됐다. 이에 키움운용도 재투자를 결정했다. 

업계에서는 H2O운용 펀드의 부실 가능성이 현지 유력 외신 등에서 이미 제기돼 왔던 만큼, 키움운용이 신중하게 재투자를 진행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자산운용과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도 H2O운용 펀드를 재간접 형태로 담았으나, 삼성운용은 지난 4월 해당 펀드를 모두 환매했고, 신한BNP는 문제가 된 펀드를 담지 않아 사고를 피해 갔다.

특히 키움운용의 얼터너티브 펀드 운용 책임자가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의 차녀인 김진이 이사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에 불이 붙었다.

얼터너티브 펀드 운용보고서를 보면 김 이사가 책임운용전문인력으로 명시돼 있다. 책임운용전문인력이란 투자운용인력 중 투자전략수립 및 투자 의사결정 등에 있어 주도적이고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사람을 말한다. 

김 이사는 1982년생으로, 2010년 2월 키움증권에 입사해 PI본부 주식운용팀에서 근무하다 2014년 키움그룹이 우리자산운용을 사들여 키움운용으로 만들자 키움운용 주식운용본부 글로벌운용팀으로 이동했다. 이후 2016년 채권운용본부 글로벌채권팀으로 옮겼고, 2018년 이사대우, 2019년 이사로 승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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