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네이버' 전략적 제휴로 '콘텐츠·물류' 글로벌 성장기반 마련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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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경제신문=이해선 기자] CJ가 ‘2030년까지 3개 이상 사업에서 세계 1위 등극’이라는 이재현 회장의 ‘월드베스트 CJ’ 달성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이 지난해 미국 식품업체 슈완스를 인수하며 글로벌 식품기업으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한데 이어 지난 26일 CJ와 네이버가 콘텐츠·물류분야 전략적 사업제휴를 체결하며 CJ ENM과 스튜디오드래곤은 콘텐츠 분야에서, CJ대한통운은 물류분야에서 각각 글로벌 기업으로의 성장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CJ그룹은 지난 27일 네이버와 전략적 제휴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총 6000억원 규모의 지분을 교환했다.

이번에 CJ와 네이버가 체결한 사업제휴는 콘텐츠 및 디지털 영상 플랫폼 사업협력과 풀필먼트 서비스(통합물류대행) 확대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네이버는 CJ대한통운 3000억원, CJ ENM과 스튜디오드래곤 각각 1500억원에 해당하는 지분을 교환하게 된다. CJ대한통운과 CJ ENM은 각각 자사주 7.9%, 5.0%를 넘기고 스튜디오드래곤은 신주 6.7%를 발행하는 구조다. 

스튜디오드래곤의 신주 납입일은 11월 10일이고 상장일은 11월 24일(보호예수 1년)이다.

이로 인해 네이버는 CJ대한통운과 CJ ENM의 3대 주주, 스튜디오드래곤의 경우 2대 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이번 지분 교환이 완료되면 CJ대한통운과 CJ ENM의 자사주는 각각 12.6%, 5.5%가 남게 된다.

◇ CJ ENM·스튜디오드래곤, ‘K-콘텐츠’로 세계시장 노린다

이번 제휴에서 가장 관심이 집중되는 부분은 콘텐츠 분야인 만큼 CJ ENM과 스튜디오드래곤의 글로벌 기업으로의 성장 가능성이 점쳐진다.

CJ ENM 및 스튜디오드래곤과 네이버와의 주식교환이 미디어·콘텐츠 부분에서 시너지가 집중될 뿐 아니라 CJ ENM이 OTT 플랫폼인 ‘티빙’의 육성을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CJ ENM은 네이버의 프리미엄 영상화권리(IP)를 활용한 콘텐츠 △기획 △개발 △투자 △제작 △유통 등을 통해 콘텐츠 경쟁력 강화 및 가입자 확대를 도모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국내 OTT 시장은 ‘넷플릭스’가 우위를 점하고 있으며 국내 사업자 중에서는 뚜렷한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국내 사용자가 대부분인 티빙이 네이버와 협업을 통해 해외시장 공략 가능성이 열리게 됨에 따라 확실한 경쟁력을 지니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CJ와 네이버는 이번 제휴로 제일 먼저 콘텐츠 분야에서 세계시장 공략 가능성이 큰 웹툰의 IP 확보 및 영상화(드라마, 영화, 애니메이션)에 협력하기로 했다.

양사가 공동으로 투자한 프리미엄 IP 중 일부를 CJ가 우선적으로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고(高)부가가치 영상 콘텐츠로 제작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양사는 공동 콘텐츠 투자 펀드 조성을 포함해 앞으로 3년간 총 3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CJ ENM은 이미 지난해 네이버웹툰 원작의 드라마 ‘쌉니다 천리마마트’, ‘타인은 지옥이다’ 등을 선보여 성공을 거둔 바 있으며 CJ ENM과 스튜디오드래곤은 영화 ‘기생충’, 드라마 ‘도깨비’ 등 세계 시장에서 검증된 제작 역량 및 최고 수준의 전문 인재들을 보유하고 있다.

네이버 웹툰은 풍부한 스토리가 생산되는 콘텐츠 생태계로 글로벌 월간 이용자 수가 최근 6700만명을 돌파하는 등 폭발적으로 팬덤이 확대되고 있다. 양사 핵심 역량이 결합될 시 CJ ENM과 스튜디오드래곤이 글로벌 기업으로의 성장이 기대되는 배경이다.

DS투자증권 최재호 연구원은 “스튜디오드래곤이 네이버웹툰 IP를 활용해 콘텐츠를 제작하면 흥행을 보증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완성된 IP로 제작하기 때문에 작가 의존도에서 벗어날 수 있다”며 “다소 제한적이었던 동사의 제작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어 양(量)적, 질(質)적으로 크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글로벌 기업으로의 성장을 예상했다.

◇ CJ대한통운, 국내 1위 네이버쇼핑 내 물류 비중 확대 

CJ대한통운 역시 이번 제휴로 전자상거래와 택배업계의 바람직한 ‘윈-윈’ 관계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이끌어내고 있다.

CJ대한통운과 네이버는 이번 제휴로 시범적으로 추진하던 e-풀필먼트 사업의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물류 인프라 공동 투자 등의 방법을 통해 적극 협력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고객들에게는 최적의 쇼핑 경험을 제공하고, 국내 e커머스 쇼핑·물류 생태계 발전에도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더불어 물류 관련 기술개발에도 상호 협력해 수요 예측, 물류 자동화, 재고배치 최적화, 자율주행, 물류 로봇 등의 디지털 물류 시스템을 한층 정교화 해 스마트 물류를 구축해 나갈 방침이다.

향후 양사는 사업제휴협의체를 통해 세부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한편, 인공지능·빅데이터더불어 물류 관련 기술개발에도 상호 협력해 수요 예측, 물류 자동화, 재고배치 최적화, 자율주행, 물류 로봇 등의 디지털 물류 시스템을 한층 정교화해 스마트 물류를 구축해 나갈 방침이다.

특히 기존 네이버쇼핑 내 택배물량 비중이 특가창고 물량과 개별사업자들의 발송을 제외하면 미미한 수준에 머물러 있었던 CJ대한통운은 이번 제휴로 네이버쇼핑의 택배물량 비중은 물론이며 자체 창고가 없는 사업자들의 풀필먼트 계약 확대까지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네이버쇼핑의 연간 거래대금 약 20조원 중 창고 보관 및 택배 배달 등 물류비용은 약 10% 정도로 파악되고 있다.

CJ그룹 관계자는 “CJ대한통운의 네이버쇼핑 내 물류 비중은 고객사들과의 추가적인 협의를 통해 적용 가능한 범위에서 협상하기로 했다”며 “아직 구체적인 부분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기존보다는 차지하는 비중은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양사는 사업제휴협의체를 통해 세부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한편, 인공지능·빅데이터·로봇기술 등 미래유망 분야 추가 공동사업 기회도 지속 발굴할 계획이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CJ대한통운은 우리나라 택배시장에서 물량 점유율이 50%가 넘는 과점적 사업자이며, 풀필먼트, 서브터미널 자동화 등 인프라 투자에도 가장 앞서있기 때문에 네이버는 인프라 투자부담을 최소화하면서 빠른 배송 서비스를 키울 수 있게 됐다”며 “CJ대한통운 입장에서도 자사주와 관련된 오버행 리스크를 줄이는 동시에 현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이커머스 화주를 강력한 우군으로 붙잡았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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