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성준 의원 "중소기업들 부품 국산화에 성공하고 해외제품 사용, 이율배반적 처사"

[증권경제신문=노지훈 기자]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따라 우리 정부와 기업들이 앞다퉈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술 확보 및 국산화에 주력하는 가운데 인천국제공항이 혈세 102억원을 들여 공항 수하물처리시스템 핵심부품 6종의 국산화를 성공했지만 정작 해외 제품을 이용한 것으로 드러나 ‘혈세낭비’ 지적이 일고 있다.

15일 국회 국토위 소속 진성준 의원이 인천국제공항공사(사장 김경욱)로부터 제출받은 ‘공항 수하물처리시스템 도입 현황’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공사 등 10개 기관이 정부예산 약 102억원을 지원받아 공항 수하물처리시스템 핵심부품 6종의 국산화에 성공했다.

하지만 정작 현재 추진 중인 인천국제공항 4단계 수하물처리시설 확장사업에는 국산 부품을 단 한 건도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 2013년 12월 ‘공항수하물처리 시스템 핵심부품 기술 및 셀프백드롭 시스템 개발’을 국가연구개발과제로 선정하고, 4년 3개월 간 국가 예산 총 102억원을 지원했다. 이 연구에는 인천국제공항공사도 공동연구기관으로 참여해 테스트베드 지원과 기능·성능 현장 적응성 진단 등을 담당했다.

당시 인천공항공사는 ‘연구개발계획서’를 통해 “국내 공항은 수하물처리시스템(BHS) 핵심부품 기술의 해외 의존도가 높아 외화유출이 심화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하며, “수하물처리시스템의 핵심부품 국산화가 최우선 연구개발 목표”라고 밝혔다.

이후 4년 3개월 간의 연구개발 끝에 핵심부품 개발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자 인천공항 측은 최종보고서를 통해 “외산대비 유지보수 성능 향상, 설계 및 제작 기술력을 확보”함에 따라 “외산제품이 잠식한 국내 BHS시장에 국산화 제품을 적용하여 내수시장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정작 현재 진행 중인 인천국제공항공사 4단계 공항건설사업(2017~2024) 제2터미널 수하물처리시설 확장사업에는 국산 핵심부품이 단 한 건도 사용하지 않은 것. 

앞서 인천공사가 2019년 10월 국제외자 경쟁입찰 공고를 통해 올해 초 지멘스(53%), 포스코플랜텍(31%), 포스코ICT(16%)로 구성된 ‘P&S 컨소시엄’과 2955억원 규모의 턴키계약을 최종 체결함에 따라 수하물처리시스템 부품을 독일 지멘스 社로부터 납품받게 됐기 때문이다. 

국산화 계획과 전면 배치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자 인천국제공항공사는 “국산화 제품의 납품실적이 매우 적고, 국외 대형공항 운영실적이 전무하여 제품의 신뢰성 확인이 곤란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다만 진 의원에 따르면 개발에 성공한 핵심부품 6종 중 하나인 ‘경사형 캐로셀’의 경우 2018년 3월과 2019년 10월 총 5대(4억6,668만원)가 김포공항에 도입된 실적이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연구개발의 주체로서 중소기업들과 함께 부품 국산화에 성공하고도 정작 자사 공항건설은 해외업체와 턴키계약을 맺은 것은 무책임하고 이율배반적인 처사”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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