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단독 입찰로 유찰돼

을지로 대우건설 사옥
을지로 대우건설 사옥

[증권경제신문=길연경 기자] 공공재개발 1호 사업지인 서울 동작구 흑석2구역 시공사 선정이 경쟁 입찰 불발로 유찰됐다. 삼성물산 건설부문(028260, 대표 오세철)과 대우건설(047040, 대표 백정완) 2파전이 예상됐지만 대우건설이 입장문을 통해 집행부 편향성을 주장하며 입찰 포기 이유를 밝혔다.

20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흑석2재정비촉진구역 재개발 정비사업 주민대표회의가 지난 19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을 마감한 결과, 삼성물산만 응찰해 유찰됐다. 주민대표회의는 추후 논의를 거쳐 재입찰 방식을 결정할 계획이다.

대우건설은 이날 조합원들에게 입장문을 통해 "입찰 지침이 특정 시공사에 유리하게 돼 있다"며 입찰 포기 의사를 밝혔다. 이어 "홍보관 운영 시점과 관련해 시공사들이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말할 때도, 홍보관과 관련해 집행부가 상식을 벗어나 특정 시공사의 요구만을 들어줄 때도 회사는 최고의 조건을 담아 진심으로 준비한 맞춤 제안서라면 선택받을 자신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주민대표회의라는 의결기구를 거치지 않은 납득할 수 없는 일방적 경고 조치와 특정 시공사의 입장만을 대변하는 집행부의 편중된 방향에 입찰 후 리스크가 감당할 수 없는 범위라고 판단했다"고 주장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공정한 경쟁이 가능한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하고 2차 입찰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합은 1차 입찰이 단독 응찰로 유찰되면서 2차 입찰을 진행하고 이때도 유찰되면 수의계약으로 전환할 수 있다.

앞서 대우건설은 하이엔드 브랜드 '써밋' 적용을 약속하며 입찰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주민을 대상으로 한 개별 접촉 및 판촉물 등 곳곳에 과열 양상이 생기면서 삼성물산과 GS건설이 주민회의로부터 한차례 경고를 받았고, 대우건설은 총 2회의 경고를 받았다. 경고가 3회 이상 누적되면 입찰 자격이 제한된다.

흑석2구역은 홍보관 설치 문제를 두고 SH공사가 특혜를 적용했다는 의혹도 있있다. 이에 대해 SH공사는 "관련 의혹은 모두 사실이 아니다"라며 "경고조치 등 주요 결정은 주민대표회의 권한"이라고 반박했다. 집행부도 특정 건설사에게 특혜를 준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흑석2구역은 흑석동 일대 4만5229㎡ 부지에 지하 7층~지상 49층 1216가구와 부대복리시설을 짓는 사업이다. 시행은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맡았다. 한강변을 끼고 있고 강남 등 도심과 접근성이 좋아 서울시 공공재개발 사업 중 최대어로 꼽힌다.

이런 입지적 강점에 지난 1월 개최된 현장설명회에는 삼성물산과 대우건설, 현대건설, GS건설, 롯데건설, DL이앤씨, HDC현대산업개발, SK에코플랜트 등 10대 건설사 중 8곳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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