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경제신문=이선영 기자]

KBS2 ‘노머니 노아트’가 방송 당일인 5월 18일에 맞춰 ‘5.18 민주화 운동’을 예술로 승화시키며 남다른 치유를 선사했다.

18일 방송한 KBS2 아트 버라이어티 쇼 ‘노머니 노아트’ 9회는 위로와 희망을 그리는 작가 4인 특집으로 진행됐다. 이날의 도전 작가로는 낙타 시리즈로 유명한 작가 윤송아, 온기를 푸른빛으로 그리는 작가 강지현, 색으로 행복을 전하는 작가 NUA(누아), 그리움을 그리는 작가 심봉민이 출연해 각자만의 위로 방식을 그림으로 표현했다. 무엇보다 이날 방송에서는 ‘의수’로 붓을 다루는 석창우 화백이 ‘라이브 드로잉 쇼’의 주제 발표자로 나서, 압도적인 퍼포먼스로 5.18의 의미를 다루며 모두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먼저 대중에게 배우로 얼굴을 알린 윤송아가 아트 큐레이터 개코와 함께 무대에 올라, 강렬한 색감이 시선을 사로잡는 ‘사랑하는 낙타’를 선보였다. 현대인들의 희망을 사막 속 ‘낙타’에 비유해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윤송아는 “나는 배우이기 전에 미술 작가다. 미술 재료를 사기 위해 방송일을 시작하게 됐다”며 작가로서의 삶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아트 큐레이터 개코는 “윤송아 작가는 2013 루브르 아트 쇼핑에 한국인 최연소로 작품을 전시했고, 영국 찰스 3세 국왕 즉위 기념 예술제에도 초대된 이력이 있다. NFT 작품은 연예인 작가 중 최고가인 1억 원을 달성했다”며 엄청난 기록을 언급해 구매 욕구를 자극했다.

다음으로는 강지현이 김지민과 함께 등장해, 순정만화 같은 느낌의 작품 ‘청빛 오후 – 109동’을 소개했다. 온화한 느낌을 주는 파란 색감이 인상적인 작품에 대해 강지현은 “추억이 담긴 장소이자 재건축을 앞두고 곧 없어지게 될 ‘주공아파트’를 초저녁에 느낄 수 있는 푸른빛 온기를 담아 그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NUA가 김민경과 짝을 지어 무대에 올라, 화려한 파스텔 컬러가 시선을 사로잡는 ‘일, 우정, 기쁨’을 공개했다. NUA는 유달리 밝은 색감의 작품을 그리는 이유에 대해 “대학교 시절 극심한 언어폭력에 시달리면서 공황장애는 물론 해서는 안 될 생각까지 했는데, 그림을 그리면서 절망을 희망으로 바꿀 수 있었다”고 밝혔다. “지금 이 순간에도 흑백의 시간을 지나고 있을 누군가에게 색으로 힐링을 시켜주고자, 밝은 색상을 쓰게 됐다”는 고백에 뜨거운 응원이 쏟아졌다.

마지막으로 봉태규와 함께 무대에 오른 심봉민은 섬세한 디테일의 작품 ‘기억을 속삭이는 틈새’를 선보여 아트 컬렉터들의 박수를 이끌어냈다. 심봉민은 “아버지가 소양강 댐 건립으로 고향을 잃은 실향민”이라며 “아버지의 고향을 향한 그리움과, 어릴 때의 추억에 관한 나의 그리움을 함께 담아 작품을 완성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봉태규는 디테일한 그림 속 고무동력기와 종이배 등 심봉민의 어릴 적 장난감으로 꾸며진 ‘오브제’를 언급한 뒤, “올해 열린 화랑 미술제 신진작가 공모전 470명 중 최종 10인에 꼽힐 만큼 인기 있는 작가”라며 강력한 어필에 나섰다.

이어진 ‘라이브 드로잉 쇼’에서는 의수로 그림을 그리는 석창우 화백이 주제 발표자로 깜짝 등장해, 장지에 거침없이 붓질을 하며 즉석에서 작품을 완성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석 화백이 그림을 그리는 내내 “사람들이 춤을 추는 것 같다”는 반응이 따르며 이날의 주제가 ‘축제’로 예상됐지만, 완성된 작품을 똑바로 세우자 5.18 광주 민주화 항쟁이 형상화된 모습과 함께 ‘나를 잊지 말아요, 5월이 오면’이라는 메시지가 공개돼 묵직한 충격을 선사했다. 김민경과 김지민은 “석 화백님의 이야기를 들은 뒤 작품을 보니 마음이 더 아파온다”며 눈물을 쏟았다.

이후 미술 작가 4인은 “5.18의 아픔을 위로하는 그림을 그려 달라”는 주제에 맞춰, 어느 때보다도 혼을 담은 작품을 완성했다. 시작부터 캔버스 위에 물감을 거칠게 끼얹는 퍼포먼스를 선보인 윤송아는 순수함 속 독성이 있는 ‘백합’을 소재로, 고요한 희생을 잊지 않겠다는 약속을 담은 ‘나는 잊지 않아요’를 선보였다. 심봉민은 “5.18 민주화 운동의 중심에는 평범한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을 나타내기 위해 ‘무명초’를 선택했고, 숨바꼭질을 하는 사람을 중앙에 놓아 희생을 잊지 않겠다는 의미를 담았다”며 ‘기억되는 풀들’을 소개했다.

푸른 빛을 가득 받는 눈 덮인 나무를 그린 강지현은 “5월을 지켜주신 분들의 자유를 향한 염원을 빛으로 표현했다”며 “작품 속 달빛과 눈빛이 밝게 퍼져나가, 희생자들에게 치유를 안겼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밝혔다. 자신의 작품에서 유일하게 어두운 색을 사용해 그림을 완성한 NUA는 “억세고 거친 마 끈에 검은 물감을 찍어내는 방식으로 아픈 사건의 자국을 그려냈다”며 “아픔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검은 상처를 기억하며, 앞으로 나아가자는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아트 컬렉터들의 투표를 통해 최종 경매에 진출할 작품으로는 심봉민의 ‘기억을 속삭이는 틈새’가 선정됐다. 아트 컬렉터 세 명의 불꽃 튀는 전쟁이 펼쳐지며 “역대급 경매”라는 반응을 자아낸 끝에, 작품은 1230만 원에 최종 낙찰됐다. 이로써 심봉민은 경매 최고 낙찰가 순으로 선정되는 최종회의 ‘TOP4’ 파이널 무대에 극적으로 진출을 확정하게 됐다. 심봉민은 “그림을 소장해주시는 분들을 통해 용기와 책임감을 얻어간다”는 소감을 전했다.

방송 후 시청자들은 “어느 프로그램보다 5.18을 극적으로 표현해낸 방송 아닐까요? 석창우 화백의 반전 퍼포먼스와 도전작가 4인의 라이브 드로잉 쇼를 보는 내내 소름이 돋았습니다”, “본인도 예상하지 못한 심봉민 작가의 경매 진출! 디테일한 그림도 멋졌고 경매 진행이 정말 쫄깃했네요”, “윤송아라는 배우가 아닌 ‘작가’의 모습을 만나게 되어서 새롭고 반가웠어요”, “방송을 보는 내내 제 마음도 치유가 되는 것 같았네요”, “다음 주 피날레 무대에서는 어떤 흥미로운 퍼포먼스가 펼쳐질지 기대만발입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리얼 아트 버라이어티 쇼 KBS2 ‘노머니 노아트’는 최종 ‘TOP4’에 진출한 이사라-미미-심봉민-태우 작가가 함께 피날레 무대를 펼치며 시즌1을 마무리한다. ‘노머니 노아트’ 최종회는 25일(목) 밤 9시 50분 방송된다.

사진 캡처=KBS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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