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덕수 시의원 "특정 민간사업자와 유착 의심"
한화 건설부문 대표이사, 성남시장에 수사의뢰 요구

제보 녹취록 (사진=연합뉴스)
제보 녹취록 (사진=연합뉴스)

[증권경제신문=길연경 기자] 경기 성남시의 역점 사업인 '백현마이스 도시개발사업'이 예비 평가위원 명단이 유출됐다는 의혹으로 여러 제보가 터지면서 성남시의회 여당 의원과 공모에서 탈락한 경쟁사 컨소시엄에서 수사 의뢰를 요청했다. 이 때문에 제2의 대장동 사태로 번지는 것은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덕수(국민의 힘) 성남시의원은 지난 31일 성남시의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성남도시개발공사가 공모로 진행한 백현 마이스 개발사업 사업자 선정과 관련해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 발생했다"며 신상진 성남시장에게 의혹을 명명백백히 밝혀 달라고 요청했다.

이 의원은 "민간 사업자 공모의 경우 공정성을 위해 평가위원을 공모하고 사전에 자격 검증을 완료한 뒤 검증된 지원자 전체 명단에서 평가 당일 무작위로 뽑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공정성이 검증된 방식임에도 성남도시개발공사는 평가위원 응모자 전체 1210명 중 159명으로 예비 평가위원을 추렸다"고 밝혔다.

이어 "사전에 로비하기 딱 좋은 숫자로 변경된 것"이라며 "제보자들의 말을 들어보면 비밀이어야 할 평가위원 등록 사실을 어떻게 알았는지 특정사로부터 '심의위원으로 등록하셨지요? 찾아뵙고 설명 좀 하겠습니다'라는 연락을 받았다고 한다"고 했다.

이 의원은 "9명이 이렇게 로비 받았다고 제보했는데 실제로는 예비 평가위원 159명 명단에 대해 전방위적 로비가 이뤄졌을 것으로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합리적 의심이 가는 대목으로 성남도시개발공사는 심의위원 명단 유출 문제가 발생한 상황에서 평가 당일 사전 유출된 것으로 확인된 159명 명단을 포함해 전체 1210명 중 심의위원 17명을 선정해 심사를 했다고 이 의원은 설명했다.

공사 관계자는 159명을 제외하면 특정분야 심의위원은 자격자가 1명도 없게 되는 문제가 있어 포함시켜 심사를 진행했다면서, 이는 반대로 보면 특정분야는 유출된 명단에 포함된 사람들이 100% 심의위원으로 선정된다는 말이라고 이 의원은 의심했다.

그러면서 명단 유출과 관련한 제보 녹취록과 녹취 파일 2개, 특정 업체로부터 로비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예비 평가위원 9명의 명단을 성만 밝힌 익명으로 공개했다.

이 의원은 "사전에 예비 평가위원 명단을 만든 것, 명단 유출 신고를 받고도 심사를 늦추거나 중단하지 않고 심사를 강행한 것 등 모든 것이 사전에 공시와 특정 민간 사업자 간 짠 각본이 아닌가 하는 합리적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또 "이것은 공정도 정의도 아니다. 여러 제보를 받고 분석했는데 옳고 그름을 따지는 데는 여야가 따로 없다"며 같은 당 소속 신 성남시장에게 조사 및 수사 의뢰를 촉구했다.

한편 한화 컨소시엄은 심사를 이틀 앞둔 지난 23일 이번 의혹을 처음 제기하며, 성남도시개발공사에 특정사로부터 로비를 받았다고 한화 컨소에 제보한 6명의 명단을 제출했다. 실제로 한화 컨소시엄에 제보된 6명의 명단 중 5명의 명단이 159명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화 컨소시엄은 지난 30일 한화 건설부문 대표이사 명의로 '백현마이스 개발사업 관련 심의위원 명단 유출 관련 조사 및 수사 의뢰 요청서'를 성남시장에게 제출했다.

한화 컨소시엄은 요청서에서 평가위원 모집 과정부터 예비후보 선정 및 유출 의혹, 심사 과정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의 공정성에 문제를 제기하며 조사 및 수사 의뢰를 요구했다.

성남시는 이미 감사 부서를 통해 경위 파악에 착수한 상태다. 시는 절차상 문제가 확인되면 필요한 조치를 할 방침이다.

백현 마이스 개발사업은 지난 5월 25일 심사가 이뤄졌고, 다음 날 26일 DL이앤씨가 참여하는 메리츠증권 컨소시엄이 우선 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사업에는 메리츠증권 컨소시엄(DL이앤씨 참여), 한화 컨소시엄(삼성물산 참여), NH투자증권 컨소시엄(GS건설 참여)이 3파전을 이뤄 참여했다.

백현 마이스 도시개발사업은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1번지 일원 20만 6350㎡에 전시 컨벤션 센터와 복합업무시설(임대주택 포함), 오피스, 호텔 등을 조성하는 것이다. 착공은 2025년, 준공은 2030년 하반기를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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