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남 조현식, MBK 손잡고 공개매수 선언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 (사진=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 (사진=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증권경제신문=노지훈 기자] 한국타이어그룹 총수일가 내 '형제의 난'이 재점화 될 분위기다.

5일 조양래 한국앤컴퍼니(000240)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인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이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161390)지 지주사인 한국앤컴퍼니의 지분에 대한 공개매수를 선언했다.

같은날 MBK 파트너스 스페셜 시튜에이션스(이하 MBKP SS)의 공개매수 특수목적법인(SPC) 벤튜라 역시 "이날부터 오는 24일까지 한국앤컴퍼니 지분을 공개 매수한다"고 공시했다. 공개매수 가격은 주당 2만원으로 전날 종가(1만 6820원)에 경영권 프리미엄 18.9%를 더한 가격이다.

목표로 한 물량은 약 5187억원에 해당하는 규모로 지난달 30일 벤튜라는 한국앤컴퍼니의 주요 주주인 조현식 고문, 조희원 씨와 공개매수 및 보유주식에 대한 권리행사와 관련한 주주 간 계약서를 체결했다.

아울러 공개매수신고서상 주주 간 계약에 따르면 조 고문 측과 MBKP SS는 상대방의 동의 없이 한국앤컴퍼니 최대주주인 조현범 회장 측과 의결권을 공동으로 행사하지 않기로 했으며, 조 고문과 조 씨는 MBKP SS의 동의 없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제3자에게 처분하지 않기로 했다.

현재 조 고문과 조 씨가 보유하고 있는 한국앤컴퍼니 지분 18.93%, 10.61%로 두 사람의 합산 지분 29.54%. 여기에 공개매수가 성공하면 자사주를 제외한 발행주식의 50.0∼57.0%까지 지분이 늘어나게 돼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MBKP SS 관계자는 "공개매수가 성공해 50%를 넘는 지분에 대한 의결권을 확보하게 되면 기업지배구조를 다시 바로 세우고,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해 즉각적으로 한국앤컴퍼니의 기업가치 제고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 공개매수로 한국타이어 총수 일가의 '형제의 난'이 다시 재점화될 모양새다. 앞서 지난 2020년 6월 조양래 명예회장은 자신이 보유한 한국앤컴퍼니 지분 전량(23.59%)을 차남인 조현범 회장에게 넘기면서 '형제의 난'이 불거졌다.

이후 조 고문은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과 맞붙어 자신이 추천한 감사위원을 선출시키는 데까진 성공했지만 경영권엔 영향을 끼치지 못했고, 2021년 말 조 고문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조 회장이 그룹 회장으로 선임되면서 형제의 난은 일단락되는 듯했다.

하지만 조 회장이 회사 자금 200억원을 횡령·배임한 혐의로 올해 3월 3년여 만에 또 구속되면서 총수 부재에 직면하자, 조 고문은 더 이상 지켜만 볼 수 없다고 판단하고 지분 공개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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